주5일제 첫날… 학생들은 학원으로 몰렸다

주5일제 첫날… 학생들은 학원으로 몰렸다

입력 2012-03-05 00:00
수정 2012-03-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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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토요프로그램 참여율 8.8% ‘썰렁’

전면적인 주 5일 수업제가 첫 시행된 3일 학교는 썰렁하고 학원은 북적댔다. 초·중·고교의 토요 프로그램 참가자는 준비 미흡과 홍보 소홀로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 또 상당수 학생들이 사교육을 찾을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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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토요일
즐거운 토요일 주5일 수업제가 전면시행된 3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일중학교에서 ‘토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통가죽공예를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교과부는 3일 전체 초·중·고교생의 8.8%인 61만 8251명이 학교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4일 밝혔다. 전체 학생의 3분의1가량을 토요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여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다는 정부 목표와 크게 어긋난 수치다. 토요 돌봄교실에 4024개교에서 3만 7426명, 토요 방과후학교에 5982개교에서 42만 8076명, 토요 스포츠데이에 4997개교에서 15만 2749명이 참여했다. 학교에 따라 마술·난타·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특기적성 및 예체능 교실을 선보인 데다 맛보기 프로그램·사제동행 활동·교육기부를 통한 문화예술 공연 관람 등 자체개발한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에는 학생들이 찾지 않거나, 프로그램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스포츠 강사를 구하지 못해 토요 스포츠데이를 열지 못했고, 일부 지방 학교에서는 희망자 대상 수업을 참가자가 없어 취소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A교장은 “준비 기간이 짧아 학부모들에게 정확한 안내를 하지 못했다.”면서 “프로그램을 다시 검토하고 수요조사부터 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회성 이벤트 프로그램보다는 한 학기나 한 학년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학교 프로그램이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장모(45)씨는 “교사들보다는 강사들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프로그램이 학습보다는 노는 쪽 위주로만 짜여져 학교에 토요일을 다 맡겨도 되는지 고민 중”이라고 걱정했다.

학원가는 주 5일 수업제를 겨냥, 발빠르게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주요 학원가는 물론 동네 보습학원들도 ‘토요 맞춤형 교실’로 학생 유치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은 “토요일 오전에만 운영하는 영어·수학 강좌에 100명 이상이 등록했다.”면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추가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첫날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해 10일부터는 정상적인 토요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들을 독려, 지원하기로 했다. 일선 학교를 찾아 프로그램 운영을 점검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제도가 바뀌면 학원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학교는 대응속도가 느리다.”면서 “꾸준히 홍보하고 교사들의 우수한 지도력으로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토요 프로그램 신청을 학기 전에 미리 받아야 학원보다 앞서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3-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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