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물가가 급등한 데 따른 이른바 ‘기저효과’ 때문이며,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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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전달보다는 0.4% 올랐다. 지난 1월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5%)보다 둔화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0년 12월(3.0%)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에는 사육 마릿수 증가로 돼지고기(-14.9%)와 국산쇠고기(-3.1%) 등 축산물 가격이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석유제품은 이란 제재 등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2.3%(전년 동기 대비로는 7.9%)의 상승률을 보였다. 또 새 학기를 맞아 남자학생복(9.8%)과 여자학생복(10.9%)이 큰 폭으로 올랐고, 운동화(7.7%)와 가방(7.6%)도 상승 폭이 컸다.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9%의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는 한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거나 안정세를 보인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유럽에서 풀린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을 자극해 유가 상승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은 다음 달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150원)은 이번 물가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통계청은 서울시 교통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보다 약 0.126%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날씨에 따른 채소 수급 안정과 대학교 등록금 및 보육료 인하는 물가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며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국제 유가”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2월에는 축산물과 외식비 등이 안정세를 보였으나, 농산물 가격 상승과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상승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2-03-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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