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카드 던진 박근혜… 與 중진들 자기희생 압박

‘불출마’ 카드 던진 박근혜… 與 중진들 자기희생 압박

입력 2012-02-08 00:00
업데이트 2012-02-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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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發 물갈이 공천 급류타나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통해 4·11 총선에서 ‘물갈이 공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수도권 친이(친이명박)계와 영남권 친박(친박근혜)계 등 현역 의원들에게 ‘기득권 포기’ 또는 ‘자기 희생’을 요구하는 전방위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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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월 총선 지역구(대구 달성군) 불출마를 선언하며 물끄러미 한쪽을 바라보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월 총선 지역구(대구 달성군) 불출마를 선언하며 물끄러미 한쪽을 바라보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동안 지역구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던 박 위원장은 전날 대구 달성군을 방문한 후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뤄진 지역구 주민 대표들과의 면담이 계기가 됐다.

●朴, 1시간새 3차례 눈물

30분가량 이어진 면담에서 주민 대표는 “아쉽고 섭섭하지만 큰일을 하시는데 우리가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며 ‘지역구 불출마’ 의견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눈물을 흘렸고, 14년 만에 ‘정치적 고향’을 떠나기로 한 박 위원장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휴지로 눈물을 닦아냈다. 박 위원장은 면담을 끝내고 발길을 돌리는 주민들과 작별 인사를 하면서 또 한 번 눈물을 훔쳤고, 곧바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1시간새 3차례였다.

눈물 섞인 결정은 공천 후보자에 대한 신청 접수를 오는 10일까지 받는 만큼 ‘동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중진들이 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보인다.

따라서 친박계가 다수 포진해 있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고령·다선·중진 의원에 대한 용퇴를 불러올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부분은 인적 쇄신 요구에도 총선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었다. 박 위원장이 ‘솔선수범’ 차원을 넘어 ‘물밑 설득’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솔선’ 넘어 ‘물밑설득’ 나설지 주목

친박계들의 운신 폭이 줄어든 상황에서 친이계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비례대표 공천 배제 지역구로 서울 강남갑·을, 서초갑·을, 송파갑·을(송파병 제외), 양천갑, 경기 분당갑·을 등 ‘수도권 텃밭’ 9곳을 지정했다. 영남권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은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판단에 맡기기로 한 만큼 비례대표 공천 배제 지역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진뿐 아니라 비례대표들의 용단을 촉구하는 파상적인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상당수 비례대표들이 수도권·영남권 등 강세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데다 이들 대부분이 친이계인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친이계 대선 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는 “현 공천 심사 구조도 2008년 ‘18대 공천 학살’ 때와 너무 유사해 걱정”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공천위 “계파활동 불이익 줄 것”

그러나 공천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계파 활동에 대해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공천위 구성을 놓고 “친박계가 장악했다.”는 등 뒷말이 무성한 상황에서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공천위 대변인을 맡은 권영세 사무총장은 “공천 후보들이 친이·친박 등 분파 행동을 하는 경우와 공천위원에게 부적절하게 접근하는 경우,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권 사무총장은 공천 일정과 관련, “3월 10일까지 지역구 후보자를 결정하고, 여론조사는 2월 20일을 전후로 할 것”이라면서 “전략공천 지역 선정은 그(여론조사) 전에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음 주 안으로 전체 245개 지역구의 20%(49곳)인 전력공천 지역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2-02-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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