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누군가 엿 보고 있다] 불륜사회 누가 조장하나

[커버스토리-누군가 엿 보고 있다] 불륜사회 누가 조장하나

입력 2011-12-10 00:00
수정 201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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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드라마와 영화에서 ‘불륜’이란 소재는 ‘사랑’과 동급으로 취급받으며 세를 넓히고 있다. ‘아침 드라마=불륜 드라마’라는 등식이 생겼을 정도다. 밤 10시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도 불륜이다. TV, 영화, 소설 등 우리 사회를 둘러싼 ‘문화’가 불륜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면서 ‘불륜 사회’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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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TV만 하더라도 케이블 채널은 물론 각종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불륜 비중이 커진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MBC 주말 드라마 ‘애정만만세’는 자극의 강도를 높여 역(逆) 불륜까지 그리고 있다. 젊은 여자(변정수)와 바람 나 이혼한 남자(천호진)가 그 여자와 결혼한 뒤 전처(前妻·배종옥)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10일 전파를 타는 MBC 새 아침 드라마 ‘위험한 여자’도 불륜을 소재로 한다. 지난 5일 제작발표회 때 제작진은 “불륜과 복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불륜을 소재로 삼았다.”고 밝혀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칸의 여왕’ 전도연과 ‘몸짱 배우’ 이정재가 주연으로 나선 ‘하녀’는 유부남 집주인과 하녀의 육체적인 관계를 그렸다. 배우 유지태와 윤진서가 호흡을 맞춘 ‘비밀애’도 불의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남편을 돌보던 아내가 남편의 쌍둥이 동생과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그렸다. 신은경·심이영·정준호 주연의 ‘두 여자’는 삼각 불륜을 다뤘다. 노출 수위가 상당해 개봉 당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9일 “TV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불륜 소재를 자주 다루는 것은 주된 시청자인 아줌마층의 은밀한 욕망을 부추기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1-12-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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