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날 감행된 선관위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의 ‘배후’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범으로 지목된 공모(27)씨가 선거 전날 밤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실 의전비서인 김모(전문계약직 라급)씨 등과 술자리를 함께했던 것으로 드러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비서는 최구식 의원의 비서 출신으로, 경남 진주가 고향이어서 주범 공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술자리에 디도스 공격의 배후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 등 참석자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밤 11시쯤 이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공씨가 필리핀의 IT업체 대표 강모(25)씨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와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밤 10시쯤 시작된 술자리는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이어졌다. 2차였다. 술자리는 김 비서가 주선했다. 공씨를 비롯, 평소 친하게 지내던 김모 변호사, 이모 피부과 원장, 사업가 김모씨, 박모 전 공성진 의원 비서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참고인 조사에서 “술자리에서 보궐선거와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6일 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 비서는 “이 원장의 병원 분원에 필요한 투자 유치 얘기를 나눴다. 공씨를 통해 그와 친분이 있는 강씨(디도스 공격명령 혐의)를 소개하겠다는 등의 얘기만 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사업가 김씨의 생일 축하를 겸해 모인 자리였으며, 아내가 임신중이어서 밤 12시쯤 먼저 귀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입을 맞췄다고 보고 있다.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공씨, 김씨 등 정치권 인사가 3명이나 있었고, 선거 전날 밤인데 그런 얘기(디도스 공격 관련)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보면 서로 말을 맞춘 것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점에 주목, 술자리가 있었던 그날 공씨의 전화통화 기록 등을 분석 중이다. 공씨는 이날 술을 마시면서 강씨 외에 제3자 등과 30여통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범’ 공씨가 만난 김 비서는 국회에서 ‘힘쓰기’로는 유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 한 재선의원은 “최 의원이 김씨에 대해 ‘진주에서 조폭하던 놈 데려왔다’고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경남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최 의원은 평소 공씨를 아꼈고, 공씨는 최 의원을 아버지로 여기며 충성스럽게 ‘모셨던’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지난 10.26 재보선 당일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해 마비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K씨가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경찰 관계자와 함께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술자리에 디도스 공격의 배후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 등 참석자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밤 11시쯤 이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공씨가 필리핀의 IT업체 대표 강모(25)씨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와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밤 10시쯤 시작된 술자리는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이어졌다. 2차였다. 술자리는 김 비서가 주선했다. 공씨를 비롯, 평소 친하게 지내던 김모 변호사, 이모 피부과 원장, 사업가 김모씨, 박모 전 공성진 의원 비서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참고인 조사에서 “술자리에서 보궐선거와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6일 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 비서는 “이 원장의 병원 분원에 필요한 투자 유치 얘기를 나눴다. 공씨를 통해 그와 친분이 있는 강씨(디도스 공격명령 혐의)를 소개하겠다는 등의 얘기만 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사업가 김씨의 생일 축하를 겸해 모인 자리였으며, 아내가 임신중이어서 밤 12시쯤 먼저 귀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입을 맞췄다고 보고 있다.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공씨, 김씨 등 정치권 인사가 3명이나 있었고, 선거 전날 밤인데 그런 얘기(디도스 공격 관련)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보면 서로 말을 맞춘 것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점에 주목, 술자리가 있었던 그날 공씨의 전화통화 기록 등을 분석 중이다. 공씨는 이날 술을 마시면서 강씨 외에 제3자 등과 30여통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범’ 공씨가 만난 김 비서는 국회에서 ‘힘쓰기’로는 유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 한 재선의원은 “최 의원이 김씨에 대해 ‘진주에서 조폭하던 놈 데려왔다’고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경남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최 의원은 평소 공씨를 아꼈고, 공씨는 최 의원을 아버지로 여기며 충성스럽게 ‘모셨던’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