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개국… 열고보니 ‘졸속 편성’

종편 개국… 열고보니 ‘졸속 편성’

입력 2011-12-02 00:00
수정 2011-12-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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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방송사고 등 잇따라, 언론노조 “새 權·經·言 유착”

TV조선(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N(매일경제)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사가 1일 일제히 개국했다. 4개 방송사 합동으로 오후 5시부터 인기가수들을 불러모아 3시간 동안 화려한 개국축하쇼를 선보였지만, 그게 전부였다. 방송은 첫날부터 사고와 졸속 편성으로 얼룩졌다. 종편들은 그동안 케이블TV 방송사업자(SO) 등을 상대로 지상파 채널과 인접한 전국 단일 번호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13~20번을 꿰찼지만, 개국 이틀 전 채널이 확정된 탓에 시험방송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예고된 ‘인재(人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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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이 만든 종합편성 채널 4개사가 일제히 개국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언론인들이 종편 출범을 규탄하고 미디어렙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seoul.co.kr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이 만든 종합편성 채널 4개사가 일제히 개국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언론인들이 종편 출범을 규탄하고 미디어렙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seoul.co.kr
TV조선은 이날 오후 3시 40분 방송을 내보낸 뒤 10여분 만에 8분여 동안 화면이 분할되는 ‘사고’를 냈다. 김연아 과대광고 논란도 불거졌다. TV조선은 조선일보 1면을 통해 ‘9시뉴스 앵커, 김연아입니다’라고 광고를 펼쳤지만, 개국 축하인터뷰를 겸해 잠깐 앵커 흉내를 낸 수준이었다. JTBC는 이날 낮 12시쯤 프로그램 순서를 긴급하게 바꾸는 소동을 벌였다. 이날 밤 11시 20분 예정된 ‘특집 TBC, JTBC로 부활하다-언론통폐합의 진실’을 갑자기 오후 4시 40분으로 앞당겼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45개 언론사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반대집회를 갖고 “새로운 권(權)·경(經)·언(言) 유착의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집회 뒤 종편 출범 축하행사가 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으로 이동,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이어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1-12-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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