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개설때 사상·정당가입 정보 요구
지난 9월 30일 개정, 발효된 개인정보보호법의 ‘민감(敏感)정보’가 취지와는 달리 개인정보를 많이 수집하는 곳 가운데 하나인 은행 등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개인뿐만 아니라 은행에서조차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민감정보 처리 제한 조항을 신설해 정보 수집을 엄격하게 규제하려던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은행들 시행 한달째 혼란 여전
●고객 항의에 “안 해도 좋다” 해명
그러나 직접 주요 은행을 방문해 통장 개설과 인터넷 뱅킹 가입을 해 본 결과 은행마다 민감정보를 취급하는 방식이 달랐다. 우리은행 무교지점에서는 인터넷 뱅킹에 가입하려 하자 이미 은행 계좌가 있으므로 개인정보 동의서에 다시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발산동지점은 통장 개설 때 민감정보 항목이 아예 없었다. 반면 하나은행 우장산역지점에서 통장 개설을 할 때는 개인정보 동의서에 민감정보 항목이 있는 데다 항목에는 정치적 견해뿐만 아니라 성생활 정보도 들어 있었다. “꼭 동의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때서야 직원은 “안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2011-11-0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