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조정 시작됐다] 17개大 학자금 대출 제한… ‘돈줄 죄기’로 퇴출 본격화

[대학 구조조정 시작됐다] 17개大 학자금 대출 제한… ‘돈줄 죄기’로 퇴출 본격화

입력 2011-09-06 00:00
수정 2011-09-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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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학 구조개혁”… 재정카드 꺼낸 교과부

교육과학기술부가 5일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재정 카드’를 꺼냈다. 돈줄 죄기다. 학자금 대출을 제한하는가 하면 재정지원 신청 자체를 할 수 없는 대학 43개교를 공개했다. 부실 대학의 베일이 벗겨진 것이다. 이른바 ‘반값 등록금’ 논쟁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결국 43개 대학은 이미 부실화됐거나 부실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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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대학들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1300억원을 지원받았던 만큼 돈이 막힐 경우 학교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들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의 경우 정부가 주중 발표하는 등록금 완화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입학 단계부터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재학생은 형평성 차원에서 지원이 계속된다. 홍승용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은 “현지 실사와 경영 컨설팅을 통해 연말까지 부실 대학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당초 논의한 대로 9개 지표를 충실하게 반영해 1차적으로 대학 순위를 매긴 뒤 지역별 분배, 지역별 상한제 도입 등 다양한 조정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평가지표 중에서는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에서 희비가 갈렸다. 4년제 평가배점에서 재학생 충원율은 30%, 취업률은 20%, 전문대 평가에서 재학생 충원율은 40%, 취업률은 20%다. 교과부는 지표를 바탕으로 수도권과 지방을 통합해 하위 10%가량을 선정한 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해 각각 하위 5% 내외를 추가로 고르는 단계를 거쳤다. 지표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방대를 배려한 조치다.

또 특정 광역자치단체에 구조조정 대상 대학이 편중돼 해당 지역 학생들이 학교 선택권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경우를 고려, 선정 대학의 학생 수가 지역 전체 학생 수의 30%를 넘지 않도록 상한 기준도 적용했다. 때문에 전북에서 4년제 2개교 및 전문대 3개교, 강원의 전문대 3개교 등이 구제됐다.

내년 학자금 대출한도 제한 대학은 모두 17개로 ‘제한대출 그룹’ 13개와 ‘최소대출 그룹’ 4개다. 제한대출 그룹 대학 신입생은 등록금의 최대 7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고 최소대출은 30%까지만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소득이 낮은 1~7분위 학생은 등록금 대비 전액 대출이 가능하다.

루터대학, 동우대학, 벽성대학, 부산예술대학, 영남외국어대학, 건동대학, 선교청대 등 7개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돼 2학년까지 대출 제한을 받는다.

교과부 측은 “지난해 23개교보다 다소 숫자가 줄어든 것은 심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종교 계열 대학 21개 가운데 15개가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꼽은 재정지원 사업 제한을 받는 하위 15% 대학도 드러났다. 4년제 200개교, 전문대 146개교 등 전체 346개 대학 가운데 4년제 28개교, 전문대 15개교 등 43개 대학이 문제의 대학이다. 대출제한 대학 17개도 포함됐다. 이들 대학은 각종 경영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이 끊기면서 퇴출 위기에 직면하게 될 처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1개(4년제 8개, 전문대 3개), 지방 32개(4년제 20개, 전문대 12개)다. 대출제한 및 평가순위 하위 대학은 교과부 구조개혁의 우선 대상이다.

교과부는 ‘구조개혁 우선 대상’을 유형화해 현장 실사 등 재정 실태 감사를 실시, 경영부실 대학을 지정해 연말쯤 발표한다.

박건형·김효섭기자 kitsch@seoul.co.kr

2011-09-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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