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범, 이슬람 비판 극우 민족주의자
노르웨이 사상 최대의 연쇄 테러범으로 지목된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은 보수적 기독교인이자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농산물 재배업체 사장이라고 노르웨이 언론이 밝혔다.23일 아프텐포스텐과 VG 등 노르웨이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노동당 청년 캠프 테러 현장에서 체포된 브레이빅은 온라인 게임과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평범한 금발의 젊은이로 주변에 알려져 있다.
브레이빅이 어머니와 함께 살던 수도 오슬로 아파트의 주민들은 내성적이고 그저 평범한 젊은이로 보였으며, 보수적 기독교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 갑자기 헤드마르크 지방의 레나라는 시골 마을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이슬람과 노르웨이 정치현실에 매우 비판적인 우파 민족주의자다. 비밀 결사조직인 ‘프리 메이슨’ 회원이라는 보도도 있다. 그의 어릴 때 친구는 VG 신문에 “브레이빅이 20대 후반부터 민족주의에 빠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 논쟁적인 글들을 자주 올렸다”고 밝혔다.
브레이빅이 온라인상에서 한 논쟁 중에는 노르웨이 정치 현실을 매우 보수적인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들이 많다. 자신을 보수적 기독교인이자 민족주의자라고 소개하고 다(多)문화주의에 강력 반대한다고 밝히는 글들도 있다. 다문화주의는 이슬람권 이민자 등 종교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고 잘 어울려 사는 것을 뜻한다.
그는 또 이슬람 비판 성향의 뉴스와 논평들을 다루는 사이트인 ‘도쿠멘트(Document.no)’에 많은 글을 썼는데 “언론이 이슬람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게시물에서 그는 “오늘날의 정치는 더이상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구도가 아니라 민족주의와 국제주의 간의 싸움”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민족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빅은 페이스북 계정의 자기소개(프로필) 난에서 독신이며 대학을 졸업하진 않았으나 경영학과 역사학을 약 1만4천500시간 독학했는데 이는 경영학 학사와 역사학 석사 과정에 해당된다면서 재정학과 종교학도 3천 시간을 공부했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필 난에는 자신의 얼굴 사진 4장과 한 결혼식에서 신부 등 2명의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페이스북에서 그는 “나는 윈스턴 처칠과 클래식 음악과 막스 마누스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막스 마누스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저항한 노르웨이 레지스탕스 영웅이다. 그의 페이스북 계정은 주로 사냥과 보디빌딩, 전자게임 등 자신의 취미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으며, 음악비디오 링크들이 많이 걸려 있다.친구들에 따르면 브레이빅은 온라인 게임으로도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는 페이스북에서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 게임을 좋아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총기 사진들을 게시하기도 했다.
어머니와 살던 브레이빅이 지난달 말 거처를 갑자기 옮기고 6일 전에 개설한 트위터 계정에 그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남긴 메시지는 그가 범행을 결심했음을 보여주는 단서가 있다고 노르웨이 언론은 보도했다.
트위터에 남긴 메시지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이익만 좇는 10만 명의 힘에 맞먹는다”는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