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나무’ 칸 황금종려상 수상

‘생명의 나무’ 칸 황금종려상 수상

입력 2011-05-24 00:00
수정 2011-05-2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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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렌스 맬릭감독 종교문제 등 조명, 여우상에 ‘멜랑콜리아’ 커스틴 던스트

제64회 칸국제영화제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테렌스 맬릭(67·미국) 감독의 ‘생명의 나무’(The Tree of Life)에 안기고 22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맬릭은 1979년 ‘천국의 나날들’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32년 만에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으로 사생활도 좀처럼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은둔자’로 불리는 맬릭 감독은 시상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공동 제작자인 빈 폴라드가 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황무지’(1973), ‘천국의 나날들’(1978), ‘신 레드 라인’(1998) 등을 연출한 거장 맬릭 감독의 작품이기에 출품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데뷔 이후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겨우 4편을 연출했던 ‘과작주의자’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 미국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종교와 철학의 문제를 조명한 이 영화는 최근 맬릭의 작품이 그랬던 것처럼 뜨거운 찬반에 휩싸였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는 “형이상학자나 신학자가 되려는 맬릭을 보는 건 짜증나는 경험”이라고 혹평했다. 반면 주간지 레인록은 “오랫동안 영화를 기다린 보람이 있다. 기존 포맷과 예상을 벗어난 숭고함의 미학을 보여 주는 오브제”라고 찬사를 보냈다.

심사위원 대상인 그랑프리는 ‘더 키드 위드 어 바이크’의 장-피에르·뤼크 다르덴(벨기에) 형제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의 누리 빌제 세일란(터키) 감독이 공동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폴리스’의 마이웬(프랑스) 감독에게 돌아갔고, 감독상은 ‘드라이브’의 니콜라스 빈딩 레픈(덴마크)이 받았다.

“히틀러도 약간 이해된다. 마지막 순간 벙커에 앉아 있던 그를 그려보면 일말의 동정심을 느낀다.”고 말해 파문을 빚은 라스 폰 트리에(덴마크) 감독의 ‘멜랑콜리아’에서 열연한 커스틴 던스트(덴마크)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에서 열연한 장 뒤자르댕(프랑스)에게 돌아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1-05-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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