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비중 30% 돌파… 수입차도 3대 중 1대 꼴
매연을 내뿜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찍혔던 디젤차들이 올 들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간 소음과 진동으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았던 디젤차들이 첨단 기술로 좋은 연비와 힘 등을 갖추면서 ‘클린 디젤’로 변신했기 때문이다.이에 SUV뿐 아니라 8000만원에 가까운 수입 대형차까지 디젤 엔진 차량이 늘고 있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신규 등록된 44만 860대의 차량 가운데 디젤차는 14만 5455대로 3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디젤차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 1812만 9131만대 중 디젤차는 655만 3612대로 36.1%를 차지하고 있다.
가솔린차는 25만 4316대로 57.7%, LPG 차량은 3만 7026대로 8.4%, 하이브리드 차량은 2339대로 0.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더 대접받고 있다. 올해 1∼4월 신규 등록된 3만 3923대 중 디젤차가 1만 723대로 31.6%에 달했다. 수입 승용차 3대 중 1대가 디젤차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도 디젤엔진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현대기아차 연구소에서 3년 6개월의 연구개발기간과 총 2500여억원을 투입해 2009년 초 ‘R 2.0 디젤 엔진’을 개발했다. 차세대 친환경 디젤엔진인 2.0 R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또 유럽배기가스 규제인 ‘유로5’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저공해차로 인정받아 환경개선부담금이 5년간 면제되는 등 친환경성까지 갖췄다.
이렇게 태어난 차가 바로 현대 투싼 IX와 기아 스포티지R이다. 15.6㎞/ℓ(2WD, A/T 기준)의 연비로 탁월한 경제성을 인정받아 국내 SUV로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 디젤 승용차는 인기가 없다. 승용차로서는 디젤엔진이 아직 진동과 소음이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 선진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디젤엔진을 장착한 승용차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수입 디젤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BMW 520d(1518대)였으며, 폴크스바겐 파사트 TDI(814대), BMW 320d(691대), 폴크스바겐 골프 2.0 TDI(651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폴크스바겐의 제타 등 올해도 디젤 승용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높은 연비 등으로 디젤차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 “SUV는 현대기아차, 승용 디젤은 수입차가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1-05-13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