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영화 ‘파란만장’ 만든 박찬욱 감독
“자본보다 작품에 주목해 달라.”아이폰으로 단편영화 제작에 도전한 박찬욱(48) 감독이 10일 서울 용산 CGV에서 ‘파란만장’ 시사회를 갖고 난 뒤 밝힌 소감이다.
박찬욱 감독
박 감독이 동생 박찬경(46) 감독과 함께 찍은 이 영화는 모든 장면을 아이폰4로만 촬영해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오는 27일 ‘휴대전화 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 감독은 “큰 부피와 숙련된 전문인력 때문에 카메라가 영화현장에서 권력을 갖게 되는데, 이번에는 수평적인 시스템에서 촬영이 이뤄졌다.”면서 “투자를 받기 어려운 영화 지망생이나 학생들도 기존 제작비의 10분의1 비용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란만장’ 제작비는 1억 5000만원선. 아이폰4를 국내에 들여온 KT에서 제작비를 전액 지원했다.
●제작비 1억5000만원선
이 같은 휴대전화 영화의 제작 특성상 지나치게 상업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박 감독은 “나는 주로 거대자본의 투자를 받아 영화를 만들어 온 상업영화 감독이자 제작자”라면서 “이번 영화는 극장보다는 온라인, 케이블 등의 매체를 통해 많이 선보일 것이다. 어디 자본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는지보다는 작품 자체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란만장’은 한 남자(오광록 분)가 낚시 중에 소복 차림의 여인(이정현 분)을 건져올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1-01-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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