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자물가 5% 급등… 22개월만에 최고
하반기들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10월 ‘장바구니 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도 급등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값을 밀어올리는 약(弱)달러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물가상승 압박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안정에 무게를 둔 기준금리 인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했다. 2008년 12월(5.6%)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지난 6월 이후 4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가 출하될 때 잡히는 ‘도매물가’로 사실상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월 대비 마이너스 7.1%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9.5% 올랐다. 채소와 과실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7%, 66.4% 뛰었다. 특히 무(312.4% 상승)와 배추(276%), 토마토(168%), 마늘(166.4%) 등이 비싸졌다. 과실류 오름폭은 2004년 4월(85.3%) 이후 가장 컸다. 고등어와 갈치 등 수산식품도 30.5% 급등했다.
공산품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값이 오른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상승했다. 1차 금속제품(15.8%)과 코크스·석유제품(9.8%), 화학제품(7%)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서비스도 전년 동기 대비 1.6%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농산품 가격이 꺾인 대신 국제 원자재값이 뛰고 있어 생산자물가가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 경계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상품 가격의 급등을 꼽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비자물가가 이미 4%대로 오른 데다 우리나라는 원자재 수입 비중 자체가 큰 나라여서 원자재값이 추가로 상승하면 (물가가) 위험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면서 “특히 유가가 배럴당 95~100달러선까지 올라가면 물가상승 압력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정서린기자 golders@seoul.co.kr
2010-11-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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