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인양] 해군2함대·평택시 ‘초상집’

[천안함 함미 인양] 해군2함대·평택시 ‘초상집’

입력 2010-04-16 00:00
수정 2010-04-1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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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를 잃은 우리도 피해자”(해군 2함대 본부 관계자)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이 죄스러운 것처럼 느껴지는지 아파트 전체가 조용하다.”(평택 주민)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천안함 함미 인양작업이 완료된 15일, 해군 2함대사령부는 물론 평택시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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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선에 오른 함미  15일 오후 백령도 해역에서 인양된 천안함 함미 부분이 대형 바지선 위에 올려져 있다. 선체 오른쪽에는 희생된 장병들의 시신 수습과정을 가리기 위해 흰천을 두른 3층 높이의 철구조물이 보인다. 사진 공동취재단
바지선에 오른 함미
15일 오후 백령도 해역에서 인양된 천안함 함미 부분이 대형 바지선 위에 올려져 있다. 선체 오른쪽에는 희생된 장병들의 시신 수습과정을 가리기 위해 흰천을 두른 3층 높이의 철구조물이 보인다.
사진 공동취재단
해군 2함대 관계자들은 인양된 함미에서 시신들이 속속 발견되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한 부대원은 “막상 모두 죽어서 돌아오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바로 옆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동료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울먹였다. 부대 옆에 자리잡은 해군 원정아파트에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루 종일 TV 앞에 모여 인양 작업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단지 안의 상가는 대부분 문을 걸어 잠갔고 오가는 사람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아파트에는 희생자 가운데 이창기 원사, 남기훈·김태석 상사, 박경수·강준·김경수·정종률 중사 등 7명의 가족이 살고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원정초등학교 역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교사, 학생 모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철없는 저학년생들조차 좀처럼 입을 떼지 않았다. 옆자리에 앉은 짝이 웃자 옆구리를 찌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 학교에서만 6명의 학생들이 이번 사건으로 아빠를 잃었다. 한 1학년 담임은 “한 학생이 ‘○○네 아빠 죽었다는데, 우리 아빠 배 꼭 타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하는데 대답을 못하겠더라.”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12명의 장병들은 이날 자신의 아픔보다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동료들을 보고는 미안한 마음에 차마 TV를 보지 못했다. 희생자들이 한명 한명 올라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저려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사고 당시 하반신 경련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된 동료를 업고 구조했던 서보성 하사(21)는 “TV를 통해 인양 작업 등을 처음부터 지켜봤다.”며 생을 달리한 전우들을 부르며 울먹였다. 국군수도병원에는 아직 12명이 입원 중이다. 이 가운데 6명은 외과진료를, 나머지 6명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윤상돈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4-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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