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후] “함교서 피흘리는 하사 등 배로 후송”

[천안함 침몰 이후] “함교서 피흘리는 하사 등 배로 후송”

입력 2010-03-29 00:00
수정 2010-03-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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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구조 김정석 어업지도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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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석 어업지도선장
김정석 어업지도선장
민간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천안함 침몰 현장에 달려가 구조작업을 펼친 옹진군 어업지도선 227호(45t급) 김정석(56) 선장이 전하는 당시 상황은 영화 ‘타이타닉’을 연상시킨다. 김씨는 사고 당일 대청도선착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오후 10시쯤 옹진군청으로부터 사고소식을 듣고 곧바로 출동했다. 20분 뒤 대청도에서 6㎞가량 떨어진 현장에 도착했을 때 천안함은 이미 선체가 90도가량 기울어진 채 침몰 중이었다. “군인 10여명이 함교 옆 벽 위에 서 있었습니다. 배가 기울어지는 바람에 벽이 마치 평지처럼 된 것이지요.” 다른 어업지도선 2척과 대청면 행정선도 잇따라 도착했지만 배의 높이가 맞지 않아 사고함정에 접근하지 못했는데 227호만 접근할 수 있었다. 절반 이상 침몰된 함정의 함교와 227호의 해수면 높이가 대략 2m로 비슷했던 것이다. 함교에 있던 하사 한 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신음하자 김씨는 담요를 들것처럼 이용해 하사를 어업지도선으로 옮겼다. “나머지 군인들은 구명정으로 탈출을 시도했는데 구명정이 잘 설치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다급해진 상사 한 명이 구명정 쪽으로 헤엄쳐 가자 김씨는 로프를 던져 구명정에 묶어 끌고 올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다른 군인들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했습니다. 그처럼 긴박한 상황에서도 군인들이 민간 선박보다 구명정에 의존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김씨는 구명정 설치작업으로 탈진한 상사와 부상당한 하사를 백령도 용기포선착장으로 이송한 뒤 사고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사고 함정은 앞 바닥만 수면 위에 남긴 채 침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0-03-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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