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동원 100억대 피라미드 사기친 기획사

유명 연예인 동원 100억대 피라미드 사기친 기획사

입력 2010-03-23 00:00
수정 2010-03-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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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주부와 직장인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피라미드 투자 사기를 저지른 연예기획사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케이블 방송사를 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속여 104억원을 끌어모아 가로챈 혐의로 중견 연예기획사인 A사 대표 박모(41)씨와 전 대표 오모(4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사가 만든 불법 투자유치 업체인 B사의 한모(35) 이사 등 관계자 1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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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경찰관계자가 방송국 투자명목으로 금융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해 투자자를 모집한 일당을 검거하고 증거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광역수사대는 여행TV방송국 및 유명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하면서 금융 피라미드 조직을 구축, 연예인을 투자설명회에 참여시켜 “TV방송국을 상장시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고 속여 887명으로부터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104억원 상당을 유사수신, 편취한 피의자 19명을 검거하고 증거물을 압수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경찰관계자가 방송국 투자명목으로 금융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해 투자자를 모집한 일당을 검거하고 증거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광역수사대는 여행TV방송국 및 유명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하면서 금융 피라미드 조직을 구축, 연예인을 투자설명회에 참여시켜 “TV방송국을 상장시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고 속여 887명으로부터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104억원 상당을 유사수신, 편취한 피의자 19명을 검거하고 증거물을 압수했다.
연합뉴스


 박 씨 등은 2008년 9월 A사가 운영하는 여행 관련 케이블 방송국이 조만간 코스닥(KOSDAQ)에 상장시켜 30%의 고수익을 내게 해주겠다고 속여 지난해 10월까지 투자자 887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사에 소속된 유명 연예인의 사진이 실린 홍보자료를 뿌리고, 실제로 투자 설명회에 소속 연예인 김모 씨 등을 출연시켜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또 ‘원금을 보장한다’면서 당국에 발행 신고도 하지 않은 방송사 비상장 주식을 투자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케이블 방송사의 CEO를 겸직했던 박 씨는 방송사를 운영한 경험이 없었고, 회사는 자본금이 잠식돼 주식 상장이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정 주부나 퇴직 직장인 등 평범한 시민들이었으며 연예 기획사가 방송사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 목돈을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 등은 다른 투자자들을 데려오면 웃돈을 얹어주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으로 피해자를 모았으며, 가로챈 돈은 상위 투자자에게 수당으로 나눠주거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케이블 방송사 적자를 메우는데 사용했다.

 이들은 예전에도 피라미드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기소유예 된 적이 있지만 ‘내란이나 반국가단체 결성 등의 죄로 형이 집행되는 상태가 아니면 방송사업을 할 수 있다’는 방송법 규정에 따라 버젓이 케이블 방송사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사 소속 연예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투자 사기에 이용당하는 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참고인으로만 조사했다고 밝혔다.

 A사는 여자 탤런트 김모 씨와 영화배우 이모 씨 등 유명 연예인 7명을 거느렸던 중견 연예기획사였지만, 지금은 출연료 착복 시비 등으로 소속 배우들이 모두 떠난 상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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