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나쁜남자’에 푹~

안방극장 ‘나쁜남자’에 푹~

입력 2010-02-17 00:00
수정 2010-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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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 그 매력

2010 안방극장에 ‘나쁜 남자’ 유혹이 거세다. 이기적이고 못된 줄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을 소유한 ‘옴므 파탈’(나쁜 남자) 캐릭터는 올해 드라마 유행을 주도할 전망이다. ‘꽃남’, ‘짐승남’을 넘어 ‘나쁜 남자’들이 몰려오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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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파스타의 ‘버럭 셰프’ 이선균, 추노의 ‘까칠 대길’ 장혁, 5월 방영되는 ‘나쁜남자’의 김남길.
왼쪽부터 파스타의 ‘버럭 셰프’ 이선균, 추노의 ‘까칠 대길’ 장혁, 5월 방영되는 ‘나쁜남자’의 김남길.


●‘꽃남’ ‘짐승남’ 넘어 ‘나쁜 남자’

요즘 최고 인기 드라마 커플은 ‘파스타’(MBC 월화)의 ‘붕-쉐 커플’이다. 셰프 역의 이선균(극중 이름 최현욱)은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는 신념의 마초적인 인물로 매사에 직설적이고 까칠하다.

그러나 ‘붕어’라는 애칭의 공효진(서유경)과의 ‘달달한’ 러브스토리가 본격화되면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파스타’는 불같은 성격의 ‘버럭셰프’ 최현욱이 어리버리한 유경을 만나 변화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지면서 시청률도 뒷심을 받아 동시간대 1위인 ‘공부의 신’(KBS)을 맹추격하고 있다.

시청자 박지현(34)씨는 “일은 물론 연애에서도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현욱과 순수한 유경의 연애가 대학 시절 설레던 첫사랑의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수목 안방극장을 평정한 ‘추노’(KBS)의 장혁도 도망 노비를 쫓는 잔인하고 냉혹한 인간사냥꾼 대길 역을 맡아 ‘나쁜 남자’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양반에서 추노꾼으로 전락한 대길의 눈빛은 복수심에 불타고 어투는 불량스럽다. 그러나 언년이(이다해 분)를 향한 애틋한 마음만은 한결같다.

오는 5월에는 아예 SBS에서 ‘나쁜남자’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내보낸다. 뛰어난 두뇌와 섹시한 카리스마로 치밀하게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가는 한 남자의 사랑과 야망을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남길이 주인공 건욱 역을 맡아 치명적인 매력의 옴므 파탈 캐릭터를 선보인다.

●옴므 파탈 전진배치 왜?

이처럼 옴므 파탈 캐릭터가 강세인 것은 연기자로서 강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고, 드라마 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렌디 드라마 등 현대물은 신분이나 계급처럼 강한 갈등 구조를 내재한 사극에 비해 구성이 조금만 짜임새가 없어도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캐릭터와 탄탄한 구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파스타’ 연출자인 권석장 PD는 “초기엔 극중 최현욱을 보고 다소 불편해한 시청자도 있었지만 긴 호흡을 가진 연기자 이선균을 통해 원초적으로 살아있는 캐릭터를 흡입력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현대물은 구성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소한 감정들도 개연성이나 진정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사회적인 취향 변화가 대중의 시청 패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드라마 ‘나쁜 남자’ 홍보를 맡고 있는 영화사 숲의 권영주 실장은 “나쁜 남자 캐릭터는 전형적인 악역이라기보다 남성적인 섹시미와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한동안 부드럽고 유약한 연하남 캐릭터를 선호한 여성 시청자들이 반대급부로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지닌 남성상을 선호하게 된 것도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선덕여왕’의 미실(고현정 분), ‘아내의 유혹’의 구은재(장서희 분) 등 팜므 파탈(나쁜 여자)이 맹활약을 보인 데 따른 식상함도 ‘권력 이동’을 끌어낸 요소로 지적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0-02-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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