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안보협의회] ‘확장억제력’ 구체화… 北에 강력한 군사적 메시지

[한미안보협의회] ‘확장억제력’ 구체화… 北에 강력한 군사적 메시지

입력 2009-10-23 12:00
업데이트 2009-10-2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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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주요내용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22일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양국의 군사 현안을 논의했다. 논란이 일었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예정대로 하기로 재확인하고 한반도 위기시 미군 전력의 확대 배치에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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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용산동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확대회의에서 김태영(오른쪽 두번째)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왼쪽 네번째) 미국 국방장관을 비롯한 양국 대표단이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22일 서울 용산동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확대회의에서 김태영(오른쪽 두번째)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왼쪽 네번째) 미국 국방장관을 비롯한 양국 대표단이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한·미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핵우산과 재래식 공격, 미사일방어(MD)를 혼합하는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은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약속이 된 부분이다. 이번에는 군사 차원에서 명문화했다. 약속이 단순히 정치적 선언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양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는다.’는 표현과 함께 북한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메시지를 함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양국이 천명한 건 한·미 양국의 일관된 원칙을 군사 회담으로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확장억제 수단이 확정됨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되면 미국은 이를 저지하게 된다.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탑재한 F-117A 스텔스 폭격기와 핵탄두를 적재한 잠수함, 항공모함 등 가용 전력을 한반도로 이동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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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D체계 편입논란은 ‘잠복’

또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사일 방어 체계에 따라 고(高)고도-중(中)고도-저(低)고도 등 단계별 요격을 시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동성명에 MD 공약이 명기됐다고 해서 한국이 미국의 MD 체계에 동참하겠다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한국은 독자적인 한국형 MD 체계의 구축을 위해 한반도 실정에 맞는 하층망 요격시스템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1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비한 MD 구축 문제를 한국과 계속 논의한다고 밝힌 만큼 한국의 미국 MD체계로의 편입 논란은 여전히 잠복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 시기 재확인

지난해에 이어 이번 공동성명에서도 전작권 전환 시기가 기존의 ‘2012년 4월17일’로 명기됐다.

이는 북한 등 한반도의 정치·안보적 변수가 당장 전작권 전환 시기 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 전작권 시기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감안한 미국 정부의 입장으로도 볼 수 있다. 이미 양국이 2012년을 목표로 전환 일정을 추진하는 데다 ‘매년 전환 상황을 점검·평가해 이를 그 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합의한 상태여서 굳이 전환 시기를 건드려 논란을 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SCM을 통해 미국이 전작권 전환의 검증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양국 공동성명에 등장한 ‘전작권 전환 검증계획(OPCON Certification Plan)’에 따라 미국이 매년 전환 준비를 평가하도록 돼 있다. 미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전작권 전환 시기가 바뀔 수도 있는 유동성은 있다는 얘기다.

양국은 또 지난 5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추가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추가하면서’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SCM 성명에 삽입했다. 앞으로 북한의 위협 정도를 쉽게 가늠할 수 없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일각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이 문제는 언제든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2009-10-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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