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 흥청망청 경영 도 넘었다

[사설] 농협 흥청망청 경영 도 넘었다

입력 2009-10-06 12:00
수정 2009-10-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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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비리 때문에 여론의 도마에 오른 건 한두 번이 아니다. 부조리의 양상과 정도는 언제나 충격적이지만 이번 농림수산식품위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농협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부실 경영은 도가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임직원 자녀 위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업무추진비를 유흥비로 사용하는가 하면 업무추진비와 관리비를 ‘카드깡’으로 현금화해 식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농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비리 백화점이다.

농협은 각종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뇌물수수로 역대 1∼3대 회장이 모조리 구속될 만큼 부조리가 반복되고 있다. 임직원들의 부패행각도 만연해 있다. 횡령, 금품수수, 불법대출 등 불·탈법 행위로 지난 5년간 징계처분을 받은 중앙회 임직원이 909명이나 된다. 회원조합의 경우 같은 기간 모두 4701명에게 징계가 내려졌다. 농협 직원 중 비위면직자는 45명으로 597개 공직 유관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금융사고는 총 294건으로 사고액이 726억원에 달했다. 그 와중에도 지난해 농협 자회사 임원의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6.8%나 인상됐다. 중앙회와 자회사가 보유하는 골프회원권은 전국에 걸쳐 121계좌로 시가로 따지면 821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중앙회장의 권한 축소 등 1단계 농협개혁안에 이어 신용·경제 분리안까지 마련됨으로써 농협개혁의 밑그림은 완성된 상태다. 비리와 비효율로 얼룩진 농협을 원래 목적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만들려면 하루라도 빨리 지배 구조를 혁신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농협 개혁은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2009-10-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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