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마라톤 빛바랜 4연패

베를린마라톤 빛바랜 4연패

입력 2009-09-21 00:00
수정 2009-09-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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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브르셀라시에 세계新 실패… 2분 09초 뒤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6·에티오피아)가 독일 베를린마라톤 4년 연속 우승을 일궜다. 그러나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2시간3분59초)에는 2분09초나 뒤지는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레이스를 마친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너무 속도를 낸 나머지 막판 5㎞를 남겨놓곤 전혀 스퍼트를 낼 수 없었다.”면서 “특히 결승선을 10㎞ 앞두고 너무 더웠다. 마라톤 대회 날씨 같지 않았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게브르셀라시에는 20일 베를린 시내에서 열린 대회 42.195㎞ 풀코스에서 2시간6분08초를 찍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2006년(2시간5분56초·당시 역대 7위)부터 4년 연속 대회 타이틀을 지켰다.

통일 독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을 출발해 시내를 일주한 뒤 되돌아오는 베를린 코스는 표고차가 아주 적어 그동안 ‘기록의 산실’로 통했으나 이날은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기록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를 유지했던 베를린은 이날 낮 최고 기온이 섭씨 25℃까지 올라갔다. 서늘한 기온을 바라며 세계신기록을 목표로 세계선수권대회마저 포기했던 게브르셀라시에는 자연의 힘 앞에서 뜻을 접어야 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2007년(2시간4분26초)과 2008년 잇달아 이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했으나 올해는 마지막 10㎞를 남겨 놓고 무더운 날씨에 고전하면서 세계기록을 3년 연속 경신하는 데 실패했다.

실제 게브르셀라시에는 30㎞까지 역대 가장 빠른 1시간27분49초를 찍어 세계신기록 수립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32㎞ 지점부터 1위 그룹을 형성했던 7명의 경쟁자가 차례로 나가떨어져 독주를 펼치면서 더 이상 치고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더위에 지쳐만 갔다.

프란시스 키프롭(27·케냐)이 2시간7분03초로 2위, 네가리 테르파(25·에티오피아)가 2시간7분41초를 찍고 3위로 들어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9-09-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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