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세요? ‘쿠바’의 힘찬 생명력

들리세요? ‘쿠바’의 힘찬 생명력

입력 2009-09-11 00:00
수정 2009-09-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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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뮤지션들의 꿈·고민 담은 ‘하바나 블루스’ 17일 개봉

쿠바 음악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2005년 개봉된 빔 벤더스 감독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이제 하나가 더 추가될 듯 하다. ‘하바나 블루스’(수입·배급 소나무픽쳐스)다. 쿠바 식으로 재해석된 블루스, 팝, 얼터너티브 록, 펑크 등 흥겨운 음악이 특유의 따뜻한 정서와 힘찬 생명력을 느끼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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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록그룹의 꿈과 사랑, 열정을 그린 쿠바의 음악 영화 ‘하바나 블루스’. 소나무픽쳐스 제공
무명 록그룹의 꿈과 사랑, 열정을 그린 쿠바의 음악 영화 ‘하바나 블루스’.
소나무픽쳐스 제공


영화는 가난한 뮤지션들의 꿈과 고민을 따뜻하게 그려 나간다. 쿠바의 하바나. 무명 록그룹 리더인 루이(알베르토 요엘)와 티토(로베르토 산마르틴)는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고단한 현실을 이겨 나간다. 첫 대형 콘서트 리허설을 하던 날, 스페인에서 온 유명 음반 프로듀서가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쿠바를 떠나 유럽시장에 진출한다는 생각에 두 사람은 가슴이 부푼다. 그러나 곧 알게 된 계약조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루이의 부인은 이혼과 미국 밀입국행을 선언한다. 티토는 루이에게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다그친다.

감독 베니토 잠브라노는 스페인 출신으로 쿠바에서 영화 공부를 했다. 장편 데뷔작 ‘솔라스(Solas)’로 1999년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12년 간 쿠바에 살았던 감독은 전설적인 록그룹 콘서트에 갔다가 영화 ‘하바나 블루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후 3년여의 기획, 50여개 밴드 인터뷰, 1000여명이 지원한 공개오디션 등을 거쳐 시나리오와 캐스팅을 완성해 냈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음악상을 수상할 만큼 사운드 트랙이 뛰어나다. 다양한 장르로 이뤄진 음악들은 단순히 영화 배경이 아니라, 드라마와 교차되며 스토리를 잇는 역할을 담당한다. OST 음반은 국내에도 출시됐다. 홍보를 맡은 영화사 바나나 필름마케팅 안수진 팀장은 “외국 개봉 당시 수입음반으로 선보였던 OST를 최근 국내 개봉에 맞춰 워너 뮤직에서 발매했다.”고 말했다.

쿠바 영화들은 대개 국가나 이념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는다. 제작진은 그런 경향을 피하면서 대중적인 감성들을 안겨 주는 데 주력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밖에 나가서 돈을 벌려면 나라를 비판해야 한다.”고 말하는 루이의 대사에서 쿠바의 현실과 사회적 아픔을 엿볼 수 있다.

2005년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폐막작으로 상영돼 세계인의 찬사를 얻었고 이듬해 스페인 최고 권위인 고야영화제에서 음악상과 편집상을 수상했다. 2006년 전주국제영화제에도 찾아 왔던 영화는 국내 일반극장에는 다소 늦게 걸리는 셈이 됐다.

유럽 각국 개봉 당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하바나 블루스’가 한국에서 얼마만큼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제 ‘Habana Blues’. 1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9-09-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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