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늘나라에서 배우 열정 마음껏”

“이젠 하늘나라에서 배우 열정 마음껏”

입력 2009-09-05 00:00
수정 2009-09-0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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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속 장진영 영결식

“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이승에서 못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라.”(고 장진영의 아버지 장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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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광주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열린 배우 고(故) 장진영의 추모식에서 유족들이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과 유골함을 안치관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기 광주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열린 배우 고(故) 장진영의 추모식에서 유족들이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과 유골함을 안치관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장진영이 자신의 대표작 ‘국화꽃 향기’를 떠올리게 하는 가을에 영면했다. 지난 1일 위암으로 3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배우 장진영의 장례식이 4일 유족과 안재욱, 김민종, 차태현, 오달수, 김아중, 한지혜, 한재석 등 동료 배우들의 애도 속에 진행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영결식은 기독교식 예배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발인식에서는 장진영의 조카 김우연군이 영정을 들었다. 애초 고인의 남편 김영균씨가 들 예정이었지만 유족이 세간의 관심을 우려해 만류했다. 김씨는 영정 뒤를 따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제는 관속에 든 아내 곁을 지켰다. 그는 묵묵히 양손을 포갠 채로 있다가 간혹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성남제사장으로 운구돼 화장 절차를 밟은 뒤 낮 12시40분쯤 경기 광주시 분당스카이캐슬 추모공원 내 납골당에 안치됐다. 납골당 앞에는 고인의 여배우로서의 삶을 기리기 위해 레드카펫이 깔렸다.

이곳에서 동료를 대표해 추모사를 읊은 안재욱은 “자존심 센 네 성격대로 혼자 아파했을 거란 생각에 더 가슴이 아프다.”면서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 할 때면 잔소리도 참 많이 들었다. 술잔을 놓고 티격태격했던 그날들이 너에겐 독이 됐구나.”라며 울먹였다.

이어 고인의 아버지 장길남씨가 딸을 먼저 보내는 애끓는 마음을 쓴 편지를 낭독했다. 이 역시 원래는 남편 김씨가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었으나, 유족 회의 끝에 아버지가 대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장씨는 “진영아, 하늘나라로 가는 길은 홀로 외로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비를 비롯해 너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같이하는 것임을 알아주기 바란다.”면서 “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이승에서 못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라.”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비로서 진영이에게 마음껏 사랑한다고 전한다.”며 두 팔을 들어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2009-09-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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