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4000억~5000억弗 규모”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24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업을 줄이고 경기가 침체로 다시 빠지지 않도록 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7820억달러(약 97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운영 중이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크루그먼 교수는 실업이 계속 늘어나고 소비가 줄어든다면 경제가 견인력을 얻는 데 실패, 더 깊은 불황으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근로소득 감소와 일본식 장기 불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 침체에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서 4000억~5000억달러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일 2차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번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작은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의 대규모 재정 투입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실행 중인 경기부양책에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보다도 세금감면과 주·지방정부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효과는 연말이 돼야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은행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지원금을 적립금 형식으로 쌓아두는 것이 아니고 대출에 쓰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또다른 금융위기를 피하기 위해서 전 세계 금융사들이 보다 면밀하게 규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9-08-25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