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계 지원 전여옥 따돌려… 9월 전대론 멈칫
23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중립 성향의 권영세 의원이 선출됐다.23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당선된 권영세 의원이 대의원들에게 손을 들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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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 및 조기 전당대회론과 맞물린 경선에서 권 의원이 승리함에 따라 9월 전대론을 밀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과 친이 강경파가 멈칫하는 모양새다.
당권을 노리고 전 의원을 지원한 이 전 최고위원과 정몽준 최고위원의 당내 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9월 전대를 노린 이 전 최고위원에게는 험로를 예고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의 조직세가 강한 서울에서 패배함으로써 이 전 최고위원의 당권 도전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 최고위원 역시 여권 쇄신흐름의 과정에서 당 대표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패배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당초 서울시당위원장 선출은 합의 추대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막판에 전 의원이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해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전 의원의 출마로 ‘이재오-정몽준’ 연대설에 힘이 실리자, 경선은 세 대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의식해 권 의원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번 경선은 전 의원과의 싸움이 아니라 당을 사당화하려는 세력과의 싸움”이라며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현장 연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권 의원은 “서울부터 화합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한나라당을 위해 분열세력을 확실히 막아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전 의원은 권 의원의 중립성향을 거론하며 “원래 중앙에 있는 시계추가 왔다갔다 한다.”고 비판했다.
경선 기간 내내 치열한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서울 지역 시·구 의원들의 표심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대의원들이 강성 이미지의 전 의원에 대해 부담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권 의원은 당선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원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면서 “당의 화합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친이 강경파 등이 추진하고 있는 9월 전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잘라 말했다. 임기 1년의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권 의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수도권 승부의 한 축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2009-07-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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