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백선엽장군의 6·25/노주석 논설위원

[씨줄날줄] 백선엽장군의 6·25/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09-06-25 00:00
수정 2009-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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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한국전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32살에 최연소 육군 참모총장이 됐고, 33살에 최초의 4성 장군이 됐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퇴역 이후 장관과 대사 등 많은 자리를 거쳤지만 여전히 자신을 ‘장군’으로 불러주길 원한다.

우리 국민 중 20대 57%를 포함해 37%가 6·25전쟁 발발연도를 모른다고 한다. 우리는 6·25전쟁과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을 잊고 있다. 미국과 미국인은 정반대다. 주한미군에는 사령관이 부임하거나 이임할 때 인사말을 “존경하는 백선엽 장군님”이라고 시작하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미군 장군진급자들이 가입하는 캡스톤 그룹의 해외연수프로그램과 미 국방부 아시아 담당 직원들의 필수 연수코스가 ‘한국의 백 장군 찾아뵙기’이다. 주한미군 장군 전원이 참석하는 6·25전쟁 전적지 견학에는 필히 백 장군을 초대한다. 미국 국립 보병박물관은 장군의 6·25전쟁 육성 경험담을 기록물로 제작해 전시하고 있다.

‘한·미동맹’이라는 용어를 처음 꺼낸 주인공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만나 방위조약 체결을 요구한 것이 시발이다.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한다. 한달에 1~2회 군부대와 공무원 및 기업 연수원 등지에서 안보강연을 갖는다. 현충일과 6·25가 낀 6월이면 더 바쁘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만드는 12권짜리 ‘6·25전쟁사’의 자문역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오늘은 6·25전쟁 발발 59주년이다. 장군의 한국전쟁 회고록 ‘군과 나’가 재출간됐다. 1989년 단행본으로 첫 출간됐고 10년 후 재출간됐지만 출판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절판돼 시중에서 구할 수 없었다. 이번에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는 강남문화재단의 양서발간사업으로 빛을 보게 됐다. 청소년들에게 6·25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려는 맹정주 강남구청장의 기성세대로서의 반성과 경각심이 재출간의 배경이다.

이 책 한 권이면 한국전쟁의 모든 것을 바로 알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는 내년에 장군을 대한민국 최초의 5성 장군인 ‘원수’로 추대할 예정이다. 장군의 연세 아흔이다. 건강하지만 노인의 건강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 올해가 아니라 내년인 이유는 대체 뭔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9-06-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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