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행복 비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엄형규(60)씨 가족의 행복비결은 ‘공통 관심사’에 있다. 엄씨 가족은 항상 저녁이 되면 TV 앞에 앉아서 ‘미드(미국드라마)’를 본다. 미드가 끝나면 그때부터 이야기 꽃이 피어난다. 얼마 전 ‘위기의 주부들 시즌5’가 막을 내려 아쉽다는 엄씨는 “지금은 가족 모두 야구경기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며 웃었다. 엄씨 가족은 모두 ‘서울 히어로즈’ 구단의 광팬이다. 홈 구장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온가족이 야구장을 찾는다. 얼마 전 히어로즈가 창단 이후 최다연승인 6연승 신기록을 세웠을 때 온 가족이 집이 떠나갈 듯 환호했다는 엄씨는 “미드와 서울 히어로즈가 우리 집의 행복 비결”이라고 자랑했다.또 엄씨 가족은 서로의 개인생활을 존중하며 행복을 이어간다. 절대 지나친 간섭은 하지 않는다. 최근 일주일간 혼자 경북 일대를 여행하고 돌아온 엄씨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부인인 김선희(56)씨도 강화도 조령관문 등지를 다니면서 특산물을 잔뜩 사오곤 했다. 엄씨는 “개인 생활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안 하는 것도 또 다른 행복비결”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사는 강준식(59)씨 가족은 바쁜 생활에 빈틈만 보이면 여행을 떠난다. 여행 계획은 가족의 ‘팀플레이’로 마련된다. 먼저 부인인 김보연(58)씨가 신문에 실린 여행사 광고면을 펼쳐 한참 고민을 한 뒤 형광펜으로 갈 만한 여행지를 표시한다. 그러면 아들이 인터넷 검색으로 여행비용과 프로그램 등 사양을 비교한다. 이때 강씨는 여행비용을 계산하며 예산을 짠다. 그런 다음 최종 여행지는 온 가족이 모여 의견을 조율해 결정한다. 강씨는 “여행이 우리 가족의 활력소”라면서 “온 가족이 한 가지 일에 단합할 수 있다는 게 행복비결”이라며 흐뭇해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09-06-06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