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창업 열풍

불황속 창업 열풍

입력 2009-05-20 00:00
수정 2009-05-2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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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신설법인 5038개… 15개월만에 최대

지난달 전국 신설법인 수가 5038개로 집계됐다. 3월에 비해 474개나 늘었다. 2008년 1월(5298개)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대다. 긍정·부정 신호가 뒤섞인 요즘 우리 경제 상황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한국은행은 19일 창업 열풍의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구조조정 여파로 실직한 경제 주체들이 경기 침체로 구직이 여의치 않자 직접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에 탄력받은 활황형 창업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내몰린 불황형 창업이라는 설명이다. 창업이 늘었다고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외환위기 발생 이듬해인 1998년 3만 74개였던 신설법인수는 구조조정 폭풍이 지나간 뒤 4만 9310개(1999년)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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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 찍었다” 기대심리 작용

그렇다고 비관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라는 게 조사를 맡은 이범호 한은 주식시장팀 과장의 지적이다. 창업이 급증한 두번째 요인은 바로 ‘경기가 거의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 심리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1999년이나 2009년이나 경기가 어느 정도 최악을 지났다는 회복 기대감이 창업을 결심하게 한 또 다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가지 요인은 정부 지원이다. 올 들어 정부는 창업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크게 늘리고 있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나간 창업 신용보증만 3월 말 현재 3조 6000억원이다. 올해 목표액은 11조 4000억원.

●구조조정 따른 실직·정부 지원도 한몫

부도법인 수를 신설법인 수로 나눈 배율도 32.9배로 지난해 7월(34.1배) 이후 가장 높았다. 부도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4월 어음부도율은 0.03%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신설법인은 최소 자본금 5000만원 이상인 법인을 의미하며, 자영업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신설법인 급증세와 달리 자영업자(자영업주)는 3년째 감소세다. 지난달 말 현재 576만 5000명으로 지난해 4월에 비해 26만 9000명(4.5%) 감소했다. 2006년 5월 이후 35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으며 감소폭도 가장 컸다. 최근 고용지표의 일부 호전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방증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9-05-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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