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밤 표정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9일 밤,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근처 빌라에는 최측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KTX를 타고 저녁 늦게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광재 의원 등 박연차 리스트에 직간접적으로 이름을 올린 측근들을 제외하면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모인 셈이다.당초 이들은 곧바로 사저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소환 전날 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아침 환송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전 의원은 “15명 정도가 모여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내일 오전 6시반쯤 사저 앞에서 조촐한 환송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사저를 방문해 오후 8시쯤까지 머물며 검찰조사에 대비한 답변 내용 등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비서진에게조차 아무런 연락 없이 여러 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 출석 전에 마지막 응원차 온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노사모 회원 등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은 사저 앞 도로에 각종 현수막을 걸고 소규모로 촛불시위를 벌였다. 밤 11시쯤 50여명으로 늘어난 지지자들은 노란풍선과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며 사저 근처를 밤늦게 행진하다 자발적으로 해산했다.
김해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09-04-30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