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김달진문학상] 비슷한 연배 중심 수상 관행 깨

[제20회 김달진문학상] 비슷한 연배 중심 수상 관행 깨

입력 2009-04-22 00:00
수정 2009-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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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김달진문학상운영위 공동주최… 총상금 4500만원

■ 진화하는 김달진문학상

황 시인이 지난달 출간한 시집 ‘겨울밤 0시 5분’은 심사위원들(김인환, 김명인, 조정권, 이숭원, 최동호·이상 존칭 생략)로부터 한목소리로 “감각과 감성으로 쌓은 언어의 금자탑에 정신의 높이까지 자리잡은 최상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몸 전체의 감각으로 표현한 한국문학사 최초의 시인”이라는 극찬까지 더해져 이견의 여지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또한 문학평론가인 최 교수는 그동안 꾸준하고 우직하게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천착하며 평론 연구의 깊이와 영역을 심화시켰다.

특히 이번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은 그의 ‘토지’에 대한 연구 성과를 컴퓨터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읽고 해석하는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켜온 독보적인 작업이 높게 평가받았다.

김윤식, 김종회, 문흥술, 유성호, 최동호(이상 존칭 생략) 등으로 꾸려진 평론 부문 심사위원들은 “‘토지’라는 단 한 작품을 줄기차게 파고들어 그 작품을 보편성의 영역으로 밀어올린 비평적 치열성은 그가 만들어낸 비평적 지형도의 탄탄한 얼개를 확인시켜 줬다.”면서 “디지털 시대의 상상력은 ‘토지’의 논의와 구체적으로 연결지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학상 빛낸 역대 수상자들은…

월하 김달진(1907~1989)을 기리는 문학상이 제정된 1990년 첫 수상자는 박태일(경남대 국문과 교수)이었다.

당시에는 평론 부문이 없었고 상금도 없었다. 세속의 가치에 초연했던 김달진의 높은 동양 철학과 숭고한 정신세계를 기리는 데는 굳이 상금이 필요없었다. 그 명예만으로도 가슴 벅찰 일이었다. 이후 이준관, 김명인, 이하석, 송재학, 이문재, 고진하 등으로 이어져오는 역대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김달진의 고고한 시 세계를 따라 배우려는 이들로 엄선됐다. 그리고 1998년 평론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 신덕룡 광주대 교수를 첫 수상자로 뽑았다. 생명과 생태, 환경의 가치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이후 내처 시인으로 등단,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0년에는 나이 마흔 살에 늦깎이로 등단, 중앙 문단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인 문인수를 ‘발굴’해 그의 아름다운 시어와 해맑은 감수성의 이미지를 널리 접할 수 있게 했다.

문인수는 일곱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미당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오는 6월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 시낭송회를 갖고, 시상식은 오는 9월19일 김달진 문학제가 열리는 경남 진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9-04-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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