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펑퍼짐한 U자형’

경기회복 ‘펑퍼짐한 U자형’

입력 2009-04-11 00:00
업데이트 2009-04-1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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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0일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느리게 회복할 것이라고 공식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초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마이너스(-) 2.4%로 수정 제시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예측기관 가운데 가장 공신력이 높은 한은이 ‘매우 느린 회복세’를 점침으로써 역(逆)성장의 고통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회복세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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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2009년 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4%는 당초 지난해 말 제시했던 플러스 전망(2.0%)보다는 크게 후퇴했지만 -4%대까지 거론했던 올초 내부 전망보다는 나아졌다.

김 국장은 “성장률 추세로 봤을 때 올해 2·4분기(4~6월)나 3분기(7~9월)가 경기 저점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저점의 의미가 (바닥을 찍고) 올라간다는 데 있다고 보면 의미 있는 저점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저점을 통과하면서) 경기가 회복은 되지만 매우 느린 회복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점쳤다.

이는 최근의 분위기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훌쩍 넘어서고 미국 경기가 의외로 빨리 회복될지 모른다는 전망 등이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브이(V)자형의 급반등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성급한 기대”라고 진단한다. 경기가 계속 바닥을 기는 엘(L)자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넓게 퍼진 펑퍼짐한 유(U)자형, 즉 상당히 더디게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이키형’ 얘기도 나온다.

경기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전기(前期) 대비 성장률은 ▲1분기 0.2%(전년동기 대비로는 -4.2%) ▲2분기 0.5%(-4.1%) ▲하반기 0.9%(-0.6%)로 각각 전망했다.

가장 우울한 지표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다. 설비투자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까지 감소했다가 연간으로는 -18%를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민간소비도 -2.6%(상반기 -4.1%, 하반기 -1.0)로 봤다.

그나마 ‘슈퍼 추경(추가경정예산)’과 잇단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급강하의 충격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추경 투입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를 1% 포인트로 봤다. 올해 고용(신규 취업자 수)이 작년보다 13만명 줄어드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추경에 따른 신규일자리 17만개를 감안한 결과다. 추경 등이 없었다면 올해 성장률은 -4% 안팎, 고용은 -30만명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내수 회복이 급선무인 만큼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한은도 금리를 더 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9-04-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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