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로비리스트 수사]盧 조카사위에 건내진 500만弗 정체는

[박연차 로비리스트 수사]盧 조카사위에 건내진 500만弗 정체는

입력 2009-04-01 00:00
수정 2009-04-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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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008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에게 건넨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50억원)는 어떤 돈일까.

이와 관련,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섬에 따라 이 돈의 성격이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아직까지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지만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간 흔적이 발견되면 노 전 대통령의 조사는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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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돈의 출처는 나왔다.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계좌에서 빠져 나와 연씨의 홍콩 계좌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이 같은 거액을 노건평씨의 맏사위인 연씨에게 줬는지는 미스터리다. 사용처도 분명치 않다. 노 전 대통령측이 “연씨가 사업자금으로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검찰의 확인작업은 불가피하다.

우선 50억원이나 되는 큰돈을 박 회장이 연씨에게 무슨 이유로 줬는지도 수수께끼다. 연씨는 31일 대리인을 통해 해외투자 명목으로 박 회장의 돈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월 버진아일랜드에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라는 해외창투사를 설립했는데 박 회장이 해외 투자 명목으로 50억원을 송금했다는 것이다. 연씨측은 “절반쯤은 베트남·미국·필리핀·타이 회사에 투자했고 절반은 그대로 남아 있다.”면서 “송금한 자료가 다 확보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0억원의 최종 종착지가 노 전 대통령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연씨가 박 회장과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을뿐더러 박 회장은 연씨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 부근 하천을 개발할 종잣돈이라고 말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 수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박 회장은 자신의 사업이나 신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에게 주로 돈을 뿌렸다. 알고 보면 철저한 장사꾼인 셈이다. 그런 박 회장이 연씨에게 50억원을 건넬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연씨에게 직접 건넸는지도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노건평씨는 주변 인사에게 박 회장의 돈을 여러 차례 ‘배달’했다. 때문에 사위가 거액을 받았다면 건평씨 몰래 줬을리는 만무하다. 노 전 대통령측이 “열흘 전쯤에 돈이 간 것을 알았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검찰이 명백하게 밝혀야 할 대목이다. 이와 관련,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31일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혀 뭔가 단서를 잡았음을 암시했다. 또 일부 언론과 검찰 주변에서는 박 회장이 연씨에게 보낸 50억원은 노 전 대통령의 5년 간의 배려에 대한 보답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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