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19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대표팀에 대한 병역 특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구 KBO 총재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신재민 차관 등과 이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문제가 크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지난 2006년 1회 대회 직후 논란 속에서도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이를 소급 적용, 대표팀 선수 중 최희섭·봉중근·오승환 등 11명에게 병역 혜택을 준 바 있다. 현재 28명의 WBC 대표팀 중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선수는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를 비롯해 임태훈(두산)·최정(SK)·박기혁(롯데) 등 4명 뿐이다.
이와 관련, 정부 부처마다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무 부처인 병무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월드컵축구 16강, WBC 4강 진출시 부여됐던 병역 혜택이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 개정으로 없어졌다. 지금은 올림픽 3위까지, 아시안게임 우승자에게만 (병역)혜택을 준다.”며 “법 개정한 지 1년도 안돼 WBC 병역혜택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가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도 “(병역특례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지면 그때 국방부나 병무청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검토할 문제”라고 말해 추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결국 2002 한·일월드컵, 제1회 WBC 때처럼 정부가 여론의 추이를 살펴본 후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야구계 안팎의 얘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