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시대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실직 위험은 코앞이고 자산 가치는 뚝 떨어졌다.
취업길은 막혔고 경쟁만 살벌하다. 경제 지표가 급락하는 만큼 각종 ‘스트레스 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가슴이 콱콱 막혀 화병 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스트레스성 우울증 환자도 증가했다.
한때 감소하던 성인 흡연율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머리도 한 움큼씩 빠진다. 작은 일에도 발끈해 ‘묻지마’ 폭행 건수도 늘었다.
수월성 교육 강화에 따라 교육열이 가열되면서 청소년 상담 건수도 폭증했다. 전 사회가 스트레스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직장인 이모(38)씨, 2007년 여름 서울 노원구 집을 팔아 주식 투자에 나섰다. 1억원. 모험이었다. 그래도 여기 저기 쉽게 돈 버는 모습에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몇 달은 좋았다. “금방 부자 되겠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기다리면 오르겠지.”했지만 여전히 가망이 없어 보인다.
이씨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막힌다. 울화가 치밀고 열이 오른다. 그래서 화병클리닉을 찾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화병클리닉을 찾은 환자수는 2007년 1554명에서 2008년 1970명으로 26.8% 증가했다. 특히 경제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에 환자 56%가 몰렸다. 화병 전문의는 “치료를 제때 안하면 심각한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찾은 사람은 월평균 1만 6231명이었다. 전년 월평균 1만 5472명보다 4.9% 증가했다.
역시 경제 불황 이후 환자가 집중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스트레스성 우울증 환자는 상반기보다 8.9%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월평균 1만 7070명이 정신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씨 같은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매년 급격하게 떨어지던 성인 흡연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9년 만에 상승했다. 상반기 21.9%였던 게 하반기 22.3%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로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씨도 아침마다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진다. 그는 “돈 잃은 것도 서러운데 머리 빠지는 건 더 서럽다.”고 했다. 지난해 C홈쇼핑에서는 탈모 관련 상품이 64만 세트나 팔려나갔다. 전년 51만 세트보다 25% 증가했다. 연세 원주의대 이원수 교수는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진단했다.
폭행 사건 건수도 늘고 있다. 어깨만 부딪혀도, 옆자리에서 크게 떠든다는 이유로, 왜 반말하냐고 서로 때리고, 차고, 들이받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폭행 건수는 11만 1858건이었다.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역시 하반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상반기보다 18.8% 증가했다. 교육 현장에서 경쟁이 강조되면서 학생 체감 스트레스도 높아졌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 건수는 8만 1002건이었다. 전년 5만 6899보다 42% 늘어났다. 상담원 오혜영 팀장은 “학업 부담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취업길은 막혔고 경쟁만 살벌하다. 경제 지표가 급락하는 만큼 각종 ‘스트레스 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가슴이 콱콱 막혀 화병 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스트레스성 우울증 환자도 증가했다.
수월성 교육 강화에 따라 교육열이 가열되면서 청소년 상담 건수도 폭증했다. 전 사회가 스트레스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직장인 이모(38)씨, 2007년 여름 서울 노원구 집을 팔아 주식 투자에 나섰다. 1억원. 모험이었다. 그래도 여기 저기 쉽게 돈 버는 모습에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몇 달은 좋았다. “금방 부자 되겠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기다리면 오르겠지.”했지만 여전히 가망이 없어 보인다.
이씨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막힌다. 울화가 치밀고 열이 오른다. 그래서 화병클리닉을 찾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화병클리닉을 찾은 환자수는 2007년 1554명에서 2008년 1970명으로 26.8% 증가했다. 특히 경제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에 환자 56%가 몰렸다. 화병 전문의는 “치료를 제때 안하면 심각한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찾은 사람은 월평균 1만 6231명이었다. 전년 월평균 1만 5472명보다 4.9% 증가했다.
역시 경제 불황 이후 환자가 집중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스트레스성 우울증 환자는 상반기보다 8.9%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월평균 1만 7070명이 정신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씨 같은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매년 급격하게 떨어지던 성인 흡연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9년 만에 상승했다. 상반기 21.9%였던 게 하반기 22.3%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로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씨도 아침마다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진다. 그는 “돈 잃은 것도 서러운데 머리 빠지는 건 더 서럽다.”고 했다. 지난해 C홈쇼핑에서는 탈모 관련 상품이 64만 세트나 팔려나갔다. 전년 51만 세트보다 25% 증가했다. 연세 원주의대 이원수 교수는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진단했다.
폭행 사건 건수도 늘고 있다. 어깨만 부딪혀도, 옆자리에서 크게 떠든다는 이유로, 왜 반말하냐고 서로 때리고, 차고, 들이받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폭행 건수는 11만 1858건이었다.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역시 하반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상반기보다 18.8% 증가했다. 교육 현장에서 경쟁이 강조되면서 학생 체감 스트레스도 높아졌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 건수는 8만 1002건이었다. 전년 5만 6899보다 42% 늘어났다. 상담원 오혜영 팀장은 “학업 부담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9-01-15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