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별을 쏜다] (3) 육상 최연소 국가대표 강다슬

[2009 별을 쏜다] (3) 육상 최연소 국가대표 강다슬

입력 2009-01-08 00:00
수정 2009-01-0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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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적도의 나라’ 케냐의 수도 몸바사에선 대한민국 꼬마 아가씨가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육상 꿈나무 강다슬(17·양주 덕계고)이다. 2011년 세계선수권 개최국을 놓고 표결하던 당시,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로비 아닌 로비를 벌였고, 다슬은 김성호(18·전남체고)와 함께 보내진 전령이었다.

●14살때 100m 12초대… 언니들 제쳐

대구 개최가 결정된 뒤 다슬은 ‘이신바예바를 울린 아이’로 통했다. “조국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계선수권을 뛰고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며 득표전에 나선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1인자 옐레나 이신바예바(27)를 꺾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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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슬
강다슬


지난 5일부터 2주 동안 강원 삼척에서 훈련 중인 다슬은 야무지게 말했다. “다른 나라들이 IAAF 집행위에서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더라고요. 통역도 있었고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외국 사람들에게 취미, 좋아하는 색깔과 음식이 뭐냐고 묻는 등 친근감 느낄 화제로 환하게 대했을 뿐인데 귀국하니 글쎄….”라며 웃었다.

강다슬이 눈길을 끈 계기는 14세때인 2006년 4월 전국주니어선수권대회 100m에서 12초17,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하면서부터다. 고교는 물론 대학, 주니어 국가대표까지 물리친 것. 꿈나무를 발굴, 육성한 게 얼마나 밑거름이 되는지를 보여준 작은 쾌거였다. 그리고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에 올랐다. 200m에서도 25초30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그해 8월 중고대회, 2007년 4월 종별대회 등에서 언니들을 잇달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10월 한국그랑프리 100m에선 실업 선배들마저 따돌렸다.

●대구세계육상 결선진출 꿈

선수로는 양주 덕산초교 4학년 때인 2002년 첫발을 뗐다. 운동회와 얽혔다. 다슬은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원래 달리기를 좋아하던 터에 경기도내 대회에서 우승한 남자아이와 100m를 겨뤘어요. 그런데 이겼지 뭐예요. 원래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인 데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제치는 게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몰라요.”

이 사건(?)을 계기로 육상부에 들어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지금까지 금메달만 16개다. 2007년 전국대회 2위로 돌풍을 일으킨 동갑내기 김지은(전북체고)을 라이벌로 꼽았다. 2년 뒤 대구 세계선수권에서 결선에 오르는 1차 목표를 세웠다.

중학교 때 인연을 맺은 덕계고 장일형(33) 코치는 “단순히 운동만 해서는 한계가 따른다는 점을 알 만큼 이해력이 깊어 발전 가능성이 많다.”면서 “유연한 몸놀림에 주법과 중간 질주가 뛰어나, 상체 근력을 더하고 팔이 열리는 단점만 고치면 기록을 훨씬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교수를 꿈꾸는 그의 제자는 “라면을 즐겨 먹는데 키(168㎝)가 자꾸 자란다.”면서 “몇년 안에 15년 묵은 여자 100m 한국기록(11초 49)을 깨겠다.”며 훈련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9-01-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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