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최근 야당과 대화의사를 피력한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쟁점 법안의 직권상정을 추진해 왔음을 뒷받침하는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22일 비상의총에서 ‘국토해양위 토의 결과’라는 문건을 폭로했다.문건은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단독 상정한 직후인 지난 18일 오후 상임위별 분임토의에서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쟁점법안 처리 방안을 협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상단에는 회의시간이 ‘18일 오후 3시’로,참석의원에는 이병석 위원장과 허천 간사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7명의 이름이 기재됐다.A4용지 2장 분량의 문건은 “야당이 반대입장을 고수하는 실질적 쟁점법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이라며 “MB정부 공기업선진화 시책의 핵심이므로 더이상 지연시킬 수 없고 직권상정해 처리함이 불가피하다.”고 적시했다.문건은 또 민생대책·서민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법안 등 10건도 함께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충분한 축조심의 없이 진행된다.’는 말은 법안심사소위 없이 바로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반면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여당 의원들이 모여 ‘일을 하겠다.’며 논의한 내용을 뭔가 음모가 있는 것처럼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08-12-23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