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류사업 접는다

두산, 주류사업 접는다

입력 2008-12-05 00:00
수정 2008-12-0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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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주류 사업을 접는다.㈜두산은 소주(처음처럼),청주,와인 및 위스키 수입 판매 부문인 주류 BG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달 3일 페트병과 유리병을 만드는 테크팩 사업 부문 매각 결정 이후 주류사업에 관심이 많은 업체들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아왔다.”면서 “시장에 먼저 내놓은 게 아니고 상대적으로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들이 있어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두산측은 8000억원선은 받아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사업 왜 매각하나

두산은 올해 기준 자산 23조원으로,재계 11위 그룹이다.주류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소비재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인 중공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두산측 설명이다.또 2006년 1월 발표한 대로 ㈜두산을 중심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산 매각을 통한 ‘몸집줄이기’가 불가피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두산은 최근 몇 년새 잇따라 자산매각을 해왔다.지난 2006년 종가집 김치를 정리한 이후 출판사업과 매거진 사업도 정리했고,지난달에는 테크팩사업을 4000억원에 매각했다.

때문에 앞으로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전자BG(매출액 4000억원 규모)나 규모가 작은 의류사업(폴로) 등도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수순으로 해석한다.두산은 지난해 미국 중장비회사 밥캣을 인수한 이후 유동성위기를 둘러싼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자금난으로 결국 ‘알짜기업’까지 팔아서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지난달 테크팩(4000억원)에 이어 주류BG까지 8000억원대에 넘기면 두달새 1조원이 넘는 ‘실탄’을 챙길 수 있게 된다.두산은 밥캣 인수 이후 자금사정이 좋지는 않다.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지난해 1조 2809억원에서 올해는 두배 가까운 2조 139억원으로 불어났다.부채만 7조원에 달한다.두산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와 관련,“올해 두산중공업의 수주전망이 7조 9000억원에 달하는 데다,내년에 갚아야 할 돈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술 시장 지각변동

두산그룹이 4일 주류사업 부문 매각을 선언함에 따라 국내 주류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지난 1998년 두산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한 벨기에 인베브사도 오비맥주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져 주류시장은 꼭 10년 만에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불 전망이다.

두산의 주류사업 부문인 두산주류BG(Business Group)는 진로의 ‘참이슬’과 자웅을 겨뤄온 ‘처음처럼’과 ‘산’,‘그린’ 등 소주와 약주 ‘국향’,‘군주’,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지난 2006년 출시한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13%대 시장점유율을 확보,진로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지난해 매출은 3419억원,영업이익은 214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두산 주류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두산테크팩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두산 주류사업의 최종 종착지가 롯데칠성음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롯데측은 특히 오비맥주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 김성수기자 jade@seoul.co.kr
2008-12-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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