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계 발칵 뒤집은 ‘여행용 가방’

한국미술계 발칵 뒤집은 ‘여행용 가방’

문소영 기자
입력 2008-11-18 00:00
수정 2008-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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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의 작품… A~E등급까지 가격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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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마르셀 뒤샹은 1917년 한 미술전에 ‘R.Mutt’라는 가명으로 조각작품 ‘샘’(fountain)을 출품, 미국 미술계를 발칵 뒤집었다. 작품명은 아름다운 여인이 물항아리를 들고 있는 신고전주의인 앵게르의 작품 ‘샘’을 연상시켰지만, 뒤샹의 ‘샘’은 대량생산된 변기였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단은 미술계를 조롱하고 모욕했다며 분노했다.

그로부터 꼭 91년이 지난 2008년 11월 마르셀 뒤샹은 한국 미술계를 발칵 뒤집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국립현대미술관이 2005년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을 구입하는 절차와 가격 등에 문제가 있다며 오랜 논란 끝에 김윤수 관장을 해임한 것이다. 뒤샹의 ‘여행용 가방’은 대체 무엇이기에 분란을 만들고 있는가. 뒤샹은 1940년대 자신의 대표 작품들을 소형으로 만들어 넣은 ‘여행용 가방’을 제작했다. 한 개만 만든 것이 아니라, 최고가인 A부터 E까지 여러 등급으로 약 300개의 에디션이 존재한다.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여행용 가방에는 ‘샘’(fountain) ‘글라이더’(Glissiere contenant un moulin a eau), 수염을 그린 모나리자 얼굴인 ‘L.H.O.O.Q’,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Large glass,‘구혼자들에 의해 벌거벗겨진 신부’,‘초콜릿 분쇄기’ 등이 들어 있다. 국립현대박물관이 구입한 것은 최고가인 A등급과 같은 69개의 품목이 들어 있다. 김 전 관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샘’에 ‘R.Mutt’라는 사인이 있으면 A급 작품이거나 그에 준하는 것”이라면서 “소장품은 A급과 B급 사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08-11-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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