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 전 대통령 검찰출두 갈등 확산 안돼야

[사설] 노 전 대통령 검찰출두 갈등 확산 안돼야

입력 2008-11-17 00:00
수정 2008-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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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기록물 유출 의혹 사건을 둘러싼 전·현직 정권의 감정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하찮은 사건으로 이렇게까지 신경전을 벌이다니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를 통해 검찰이 굳이 조사하겠다면 방문 조사가 아니라 검찰에 직접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가 거의 다 드러난 마당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집권시기의 기록물들을 봉하마을로 가져간 것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측은 “기록을 보고 싶을 때마다 천리길을 달려 국가기록원에 가겠느냐.”며 열람 편의를 위한 것일 뿐 불법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더욱이 노 전 대통령측은 청와대측에 사전에 통보하고 허락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자진 출두 ‘강수’에 대해 논의를 해보겠다면서도 피할 이유가 없다는 기류라고 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기소한다면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법정에서 다투더라도 이긴다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아니, 그 전에 그만한 일로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노 전 대통령도 노여움을 풀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으로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검찰이 꼭 필요하다면 방문조사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중소기업들은 잇달아 도산하고 있다. 국민의 어려운 삶과 동떨어진 사안으로 갈등을 확산시키는 것은 꼴불견이다.

2008-11-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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