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패배 WBC 예방주사

SK패배 WBC 예방주사

김영중 기자
입력 2008-11-17 00:00
수정 2008-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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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김영중특파원|SK가 타이완에 당한 일격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대표팀에 ‘예방주사’가 될까.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내년 3월로 다가오면서 이번 결과가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는 지난 15일 도쿄돔에서 열린 타이완 퉁이와의 아시아야구시리즈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3점포 2개 등 홈런 4방을 얻어맞고 4-10으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SK는 퉁이, 일본 세이부와 2승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실점률에서 밀린 것.

SK의 패배가 WBC 대표팀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예선 첫 상대가 다름아닌 타선의 파괴력을 한껏 과시한 타이완이기 때문. 대진 일정에 따르면 한국은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리는 WBC 지역예선 A조에서 타이완과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패자부활전을 도입한 ‘더블 엘리미네이션’ 규칙이 적용된다.

첫 경기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맞붙는다. 여기서 2연승을 한 팀은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하고 2연패를 한 팀은 탈락하지만 1승1패를 한 팀끼리 다시 격돌해 본선 진출팀을 가린다. 따라서 한국은 지역예선에서만 타이완과 두 번 만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회 규정이 WBC와 유사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SK가 2승1패를 거두고도 동률인 세이부와 퉁이에 밀린 것은 최소실점률을 따지는 대회 규정 탓이다.

동률일 경우 상대전적을 따지고, 그마저 같으면 실점률이 작은 팀이 결승에 올라가는데 세이부가 .292(24이닝 7실점), 퉁이가 .385(26이닝 10실점),SK가 .542(24이닝 13실점) 순이었다.WBC 규정도 비슷해 2006년 1차 대회에서 미국이 4강에 오르지 못한 것도 바로 실점률 때문이었다. 특히 투수별 투구 수가 제한돼 있는 WBC에선 컨디션이 좋은 특정 투수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 컨디션이 나쁜 한 투수가 대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얘기다.

베이징올림픽 우승 등으로 다소 들떴던 한국으로선 이번 결과를 통해 타이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jeunesse@seoul.co.kr

2008-11-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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