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한 외국인 강사 150일간 잠복 끝에 붙잡아”

“마약 한 외국인 강사 150일간 잠복 끝에 붙잡아”

입력 2008-11-14 00:00
수정 2008-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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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을 메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만이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는 것이 아니죠.불법 외국인 강사들을 쫓아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어교육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올바른 영어교육을 위한 시민모임(불법 외국어강사 퇴출을 위한 국민운동·http://cafe.naver.com/englishspectrum.cafe)’을 이끄는 이은웅(39)씨는 “외국어 강의를 한다는 빌미로 갖은 불법을 일삼는 외국인 강사는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생각에서 퇴출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희생을 작정했다.”는 그의 말엔 신념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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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4년여간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두가지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마약을 흡입한 외국인 강사의 소재를 150일간 추적,경찰에 넘기기 위해 영하의 날씨에서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추위에 떨기도 했다.식칼로 위협하며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 취미인 외국인 교수를 교단에서 퇴출했고,성병을 옮긴 외국인 강사를 뒤좇느라 경비와 학원 관계자들에게 유괴범으로 몰려 쫓겨난 적도 많았다.

 이 모임은 지난 2005년 1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강사를 위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됐다.당시 이 사이트에는 클럽에서 촬영한 한국 여성들의 반 노출 사진이 실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중학생,유부녀 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글이 자랑삼아 올라왔다.

 외국인 강사들의 글을 조사해 보니 모두 사실로 밝혀졌고 이씨를 비롯해 울분에 찬 사람들은 직접 자질이 부족한 외국인 강사 퇴출운동에 나섰다.”어떤 외국인 강사가 마약을 한다더라.” “누구한테 억울한 일을 당했다.”라는 제보가 빗발쳤지만, 부적격 외국인 강사들은 출입국관리소에 등록된 주소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경찰에 제보해도 불법 외국인 강사들을 붙잡기 어려웠다.직접 현장을 뛰기로 했다.’시민 모임’의 회원들은 잠복과 미행으로 소재지를 파악한 뒤 경찰이나 기관에 신고했다.

 이씨는 “외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자 하는 영국인들을 위한 안내 사이트(http://www.corkid.co.uk)에서는 일본을 ‘데이트 천국’이라 안내한다.”면서 “외국인 강사들에게 한국도 일본처럼 인식될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이씨는 경찰에 넘겨 주기 위한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불법 외국인 강사 퇴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5년 원어민 영어 강사 커뮤니티에서 한국 여성에 대한 모욕적인 글과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원어민 강사들의 한국 사회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미성년자나 유부녀와의 성관계 등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의 자녀를 맡길 수 없다는 생각에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어민 강사의 한국에 대한 모독을 막고 우리의 영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강사들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모임을 결성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불법 외국인 강사 퇴출 운동까지 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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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책보고서 준비나 불법 외국인 강사 추적에 들어가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비기에 새벽까지 일하게 됩니다.그러면 출근 시간에 쫓겨 잠도 못 자고,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지요.심장에 무리가 가서 쓰러질 뻔한 회원분도 있습니다.우스운 일은 회사에서 마약을 흡입한 외국인 강사를 제보하고자 경찰과 통화를 하다가 주위 분들이 실제 마약을 하는 것으로 오해한 적도 있고요.회원분 가운데 퇴출 운동을 하다 문제가 생겨 직장에 사표를 쓴 적도 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든데 4년 동안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희생하려 작정하고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우리가 희생해서 부적격 강사들이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막을 수 있고,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강사들을 한국에서 추방할 수 있다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누가 알아주기보다는 우리가 노력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포기하는 것을 막았습니다.자식들을 위해 영어 교육 환경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에 깊은 유대감으로 희생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이 국수주의나 외국인에 대한 지나친 편협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우리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입니다.우리의 사명감 중 하나가 바로 한쪽으로 치우쳐 외국인 강사들을 나쁘게 보지 말자는 것입니다.외국인 강사들이 여기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것은 인정해야지요.그래서 우리는 카페에서 좋은 외국인 강사의 사례를 소개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강사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있습니다.학원장들로부터 피해를 입거나 하면 우리에게 제보하지요.만약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쳤다면 그런 부탁은 거절했을 겁니다.

 ▶지난 9월 공식 부임한 캐슬린 스티빈스 주한 미국 대사도 처음에는 영어 교사로 한국과 인연을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외국인 강사들이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만 문제 제기를 합니다.많은 무자격 외국인 강사들은 등록된 주소와 실제 거주지가 달라 처벌하는 것이 힘듭니다.한국에 오는 외국인 강사들이 대부분 20대인데 이들 젊은이가 즐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요.다만 대한민국 사회규범에만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고, 이들에게 성인군자가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요.

 ▶무자격 외국인 강사로 말미암은 피해를 막으려면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요.

 -최근 서울 강북에서 과외비를 선불로 받고 잠적한 외국인 강사가 있었는데 학부모들이 출입국 관리사무소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관계 기관이 조사에 나섰습니다.해당 강사는 결국 과외비를 환불해주고 사과했지요.사실 선불 과외비를 받고 잠적하면 대책이 없는 것이 정답입니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소개를 통한 과외는 대부분 불법이란 것을 학부모들이 알아야 합니다.E-2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들의 과외는 모두 불법이고,F-2 비자를 소지한 경우에도 교육청에 일단 신고하고 나서 과외를 해야 합니다.

 ’올바른 영어 교육을 위한 시민 모임’이 지난 4년간 추방,구속,벌금형 또는 교단에서 퇴출시킨 외국인 강사들은 모두 80여 명이다. 시민 모임의 회원 숫자는 6000여명으로 직접 활동에 나서는 이들은 300여명 정도다. 대부분 30대 직장인이자 학부형들이다. 서울 시내 중심가에서 전단을 4000여 장 나눠주면서 불법 외국인 강사 퇴출 캠페인도 벌였다. 이씨는 “무자격,학위위조 등의 불법 외국인 강사로부터 피해를 본 일이 있다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연락을 해달라. “라고 당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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