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초등학생들의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 수학 전문교사 1만 3000명을 양성하는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고 18일(현지시간) 더 타임스, 미러 등 영국 신문들이 보도했다.
정부는 우선 일정한 수학 지식을 갖춘 교사 3000명을 올해부터 수학 전문교사로 활용하고, 향후 10년간 매년 1000명씩 전문교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현금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전문교사 훈련 과정에 참여하면 5500∼8000파운드를 지급한다. 연간 2000만파운드가 예산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에드 볼스 초중등교육 장관은 “어릴 때부터 수학 개념과 친해져야 한다.”면서 “학교마다 학생들이 수학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수학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수학 교육에 발벗고 나선 것은 갈수록 바닥으로 떨어지는 학생들의 수학 실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싱크탱크 ‘리폼’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학 교육 부실이 영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영국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저주’라고 불릴 정도로 형편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에서 영국 15세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국제 평균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24위였다. 수학교육정부자문위원회 피터 윌리엄스 위원장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졸업생 4명 중 1명은 수학 성적 낙제자이다. 보고서는 대책으로 수학 전문교사제 도입과 더불어 어릴 때부터 숫자를 활용한 게임과 활동을 통해 수학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06-20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