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통합 효율성 제대로 따져야”

“공공기관 통합 효율성 제대로 따져야”

류찬희 기자
입력 2008-06-05 00:00
수정 2008-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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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환 토지공사 노조위원장 “주공·토공 통폐합 반대”

“기관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공기관 통폐합을 밀어붙이면 그 폐해는 국민이 뒤집어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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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환 한국토지공사 노조위원장은 4일 주택공사·토지공사 통폐합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정부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 당위성을 내놓지도 않고 통합을 강행하고 있다.”며 “밀실에서 소수가 독단적으로 검토해 추진하는 통폐합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장은 “설령 통합을 추진하더라도 실용과 효율성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공과 토공의 통폐합 근거로 내세운 업무 중복 기능과 관련, 고 위원장은 “두 기관은 다른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업무가 중복되지 않는다.”면서 “두 기관이 역할을 분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공은 주거·산업·물류·공공용지 등 다양한 도시용지를 공급하는 기관이고, 주공은 서민주택 건설 기관이라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택지개발 기능 중복과 관련해서는 “토공이 공급하는 공공택지 중 주공에 공급하는 토지는 전체 공급 면적의 3%에 불과하고 97%는 민간기업에 공급하기 때문에 중복 기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두 기관이 통합되면 사업비만 40조원에 이르는 공룡기업이 되고 부채가 늘어나 동반부실 우려가 짙다.”고 말했다. 두 기관을 통합시키면 토공이 하던 국책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기고 서민 주택 건설도 타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새만금개발, 광역개발, 해외 신도시 개발 등과 같은 신규 사업이 늘어 현재 조직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굵직한 국책사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그동안 전문 연구기관과 국회, 회계법인 등이 통합에 따른 효율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사안인데 굳이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독단이나 마찬가지”라며 “공공노조 차원에서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8-06-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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