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연예기획사 공연시장 진출 잇따라
초대형 연예기획사들이 뮤지컬 시장을 넘본다.SM엔터테인먼트그룹(대표 이수만)은 지난 28일 뮤지컬 전문 계열사 SM아트컴퍼니(대표 정양환·표인봉)를 출범시켰다.9월 개막하는 뮤지컬 ‘제너두’에 이어 내년에는 기존 공연제작사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소유 음원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SM파티’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YG엔터테인먼트(대표 양현석)도 설앤컴퍼니(대표 설도윤)와 제휴를 맺고 올 연말 공동제작한 뮤지컬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수 비가 소속된 제이튠엔터테인먼트(대표 조동원)는 2011년까지 3억원을 투자해 어린이 뮤지컬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을 공연기획사 코아프로덕션과 함께 만든다.
이밖에도 여러 연예기획사들이 현재 공연시장 진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무대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안정된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는 것. 한 공연 관계자는 “부가판권을 가질 수 있는 뮤지컬 시장이 기획사들에 ‘보험’이 되고 있다. 결국 보험을 들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범위 확장이라는 측면도 있다. 공연제작사로서도 인력 수급과 스타마케팅으로 인한 인지도 상승, 홍보, 관객 확대에 도움이 된다.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우리가 직접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없는 만큼 YG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 훈련기능을 담당해줄 수 있다.”며 “양사가 콘서트와 뮤지컬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공연시장에 콘서트 관객층의 수요도 끌어올 생각”이라고 밝혔다.SM아트컴퍼니의 표인봉 대표는 “기존 공연기획사에서 부족한 배우 인력을 확보한 만큼 공연시장에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확실한 관객층을 노려 공연 마니아를 포기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연예기획사의 소속 가수와 연기자 등 10∼20대 아이돌 스타들의 뮤지컬 출연이 활발해지면서 작품이 특정 스타의 이미지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스타 이미지 따라가다 ‘갈라쇼’될 수도
실제로 SM아트컴퍼니는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을 캐스팅 물망에 올리고 있다.SM아트컴퍼니가 9월 선보일 ‘제너두’에도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김희철이 출연한다. 빅뱅, 세븐, 거미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와 설앤컴퍼니의 합작도 소속 스타들의 특성에 맞는 작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뮤지컬평론가 조용신 씨는 “특정 스타의 이미지에 지나치게 의존해 작품을 만들면 ‘뮤지컬’이 아니라 ‘갈라쇼’나 ‘콘서트’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맞는 작품 개발도 절실하다. 실제로 10∼20대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할 수 있는 뮤지컬이 많지 않다는 것. 이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 연령대와 캐릭터에 맞는 라이선스 작품을 들여오거나 창작 뮤지컬을 개발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장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뒤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8-05-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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