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홈에버 등 이랜드 계열의 대형마트들이 불법 ‘카드깡’ 업자들과 거래한 정황을 포착, 이랜드 전산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서울 가산동 이랜드 전산실과 홈에버, 킴스클럽 등 이랜드 소속 대형마트 5개 매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카드깡 업체 6곳과 물품 창고 1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여 상품판매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카드깡 업자들이 남의 신용카드로 대형마트에서 다량의 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마트 내부와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업자들이 이랜드 계열의 대형마트에서 쌀이나 술 등을 대량 구매한 뒤 소매업자들에게 팔아넘긴 정황이 포착돼 매출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면서 “이들이 카드깡 수법을 동원한 대출업자와 유착돼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깡 업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 소유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한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고, 이렇게 만든 현금 가운데 일부를 선(先)이자로 뗀 뒤 대출해주는 수법을 써왔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 초 국세청에서 카드깡 관련 사실을 지적받고 자체 감사를 통해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으나 일부 직원들이 실적에 부담을 느껴 몰래 카드깡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08-05-27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