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후보 적격 논란]김포 신도시 발표전 매입한 땅 10배 올라

[장관후보 적격 논란]김포 신도시 발표전 매입한 땅 10배 올라

류지영 기자
입력 2008-02-23 00:00
수정 2008-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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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를 이끌 장관 후보자들에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을 40건씩 소유하고 있거나 절대농지를 소유하고 있어 ‘복부인’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후보자 6명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본인의 해명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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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환경 “규제 완화돼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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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62)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목동과 종로, 경기도 김포, 강원도 평창 등 개발호재 지역에 단독주택과 아파트,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토지 불법취득에 의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22일 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1년 전인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외환위기 당시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 일대 논 3817㎡(1154평)를 구입했다.

이 땅은 외지인의 경우 농사를 지어야만 구입이 가능한 농업진흥지역(흔히 말하는 ‘절대농지’)이다. 구입 당시 서울 종로가 주소지였던 박 후보자는 농지 구입 뒤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가 기준시가 4억 6900만원으로 신고한 이 땅은 각종 개발 소식으로 구입 당시보다 10배 이상 올라 현재 13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절대농지 전문 중개인은 “외지인이 절대농지를 구입할 경우 ‘이곳에서 성실히 농사를 짓겠다.’는 것을 지자체에 입증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김포에 사는 친척이 좋은 땅이 나왔다며 살 것을 권유해 그동안 모아 둔 남편의 월급으로 구입했다.”면서 “IMF 당시에는 외지인의 농지 구입이 완화돼 (농사를 짓지 않는)외지인도 절대농지를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농림부 농지과의 한 관계자는 “만약 박 후보자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히 농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 경우 박 후보자는 해당 지자체로부터 농지를 강제로 팔라는 처분통지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분통지를 1년 넘게 지키지 않을 경우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처분명령을 받게 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강만수 기획 “美 가면서 사둔 땅”

강만수(63)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땅투기’ 의혹과 함께 ‘병역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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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내정자는 자신의 재산을 모두 31억 619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경남 합천에 논과 임야를 한건씩 갖고 있다. 또 서울 대치동과 광장동에 아파트를 한채씩 소유하고 있다. 본인이 인피니티 테크놀로지 주식 1900주, 부인은 현대자동차 주식 932주 등 2억 3100만원어치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남 합천이 본적인 강 내정자는 지난 1985년 경기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에 위치한 임야와 하천 등 무연고지 땅 2399㎡를 구입해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재산 증식용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아울러 병역관련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그는 69년 입대했지만, 귀가조치돼 재검을 받았고 76년 고령(31세)으로 소집 면제됐다. 이에 대해 강 내정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면서 전세금 받아 후배의 상호신용기금에 금액을 남기고 알아서 3년 관리해 달라고 했다.”면서 “85년에 적당한 것으로 사 등기해 갖고 있는 것이며, 내 손으로 샀다기보다는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내정자는 땅값 상승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워낙 좋지 않은 곳이라 많이 오르지 않았다.”면서 “미국 갈 때 전세금을 흙 속에 묻은 건데, 그런 게 문제가 되면 인생을 살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정종환 국토 “노후대책용 땅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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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환(60) 국토해양부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충남 서천 땅(6592㎡) 보유와 본인과 및 장남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자가 신고한 것만을 놓고 보면 지난 12년간 재산은 10배로 불어났다. 정 후보자는 지난 1996년 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장 때 재산을 공개하면서 경기 산본 신도시 아파트(133.8㎡) 한채(1억 5300만원)와 값을 매길 수 없는 자동차 한대를 신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정 후보자는 자신과 가족의 재산이 15억 22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아파트값은 5억 4400만원으로 신고했다. 노무현 정부 때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뛴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 후보자는 1970년 재 신체검사 대상으로 분류돼 귀가한 뒤 74년 보충역으로 편입됐다가 이듬해 ‘장기대기’사유로 소집이 면제됐다. 정 후보자의 장남 역시 병역을 면제받았다.

정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충남 서천 땅 구입과 관련, 은퇴한 뒤 고향인 청양에서 농장이나 가꾸며 살려고 했으나 청양에는 마땅한 땅이 없었고 아는 사람이 값이 싼 서천 땅을 소개해 줘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라서 누구든지 땅을 살 수 있다. 필지 수가 많은 것은 땅주인이 대지와 붙어있는 전·답·임야를 동시 매각조건으로 내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3660만원에 불과해 순수한 농장용 토지라는 것이다.

정 장관 후보자는 병역 면제와 관련해서는 본인은 ‘본태성 고혈압’으로 재검 대상이 된 뒤 입대를 기다리다 병역 소집이 면제됐고, 장남은 위장 절제술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남주홍 통일 “모두 사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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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홍(56) 통일부 장관 후보자 가족들이 미국에서 10여년 동안 살며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남 후보자는 10년이 넘게 ‘기러기 아빠’였다.

부인(54)은 올해 초 영주권을 포기했다.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남 후보자의 공직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때와 영주권 포기 시점이 겹친다.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온 딸(27)은 미국 시민권자로 국내 기업에 다닌다. 역시 미국 대학을 졸업한 아들(24)은 다음달 17일 군 입대를 위해 입국했다.

남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내고 이같은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다.

가족 이력은 ‘친미’‘지미’를 앞세운 남 후보자의 소신과 어우러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격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평소 투철한 국가관을 강조해 온 남 후보자와 이중국적 가족의 풍경이 썩 조화롭지 않다는 평가다. 통합민주당은 아예 인사청문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문은 대남공작 문서”라든지 “북핵문제의 근본 해법은 결국 체제 변동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던 그의 발언도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인수위를 통해 가족들의 이중국적 논란에 대해 해명한 남 후보자는 이날 오전 통의동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국무위원 후보자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이춘호 여성 “남편 재산 등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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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63)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본인과 장남 등 명의로 주택·건물 14건과 토지 22건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부동산이 있는 지역도 서울 서초동, 양재동 등 강남의 금싸라기 지역을 비롯해 경기 안성, 일산, 부산, 제주도 서귀포시, 경북 김천 등 전국에 퍼져 있다. 이 후보자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서초동의 14억 4000만원짜리 삼풍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3채(서초동 LG에클라트, 일산 현대타운빌 등), 단독주택 1채(서초구 양재동)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시민권자로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인 아들 백모(36)씨가 갖고 있는 일산의 오피스텔까지 합치면 가족들이 소유한 건물은 확인된 것만 14건이다.

경북 김천의 대지와 임야 646㎡, 제주도 서귀포 임야 2만 4377㎡를 포함, 부산·안성 등 전국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2007년 기준 공시지가는 5억 5000만원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조업을 하던 시댁과 지난 2002년 사망한 남편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대부분이며 결코 땅투기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땅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것은 시댁에서 하던 양조업체가 김천, 부산, 진해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산의 12평짜리 오피스텔은 남편이 9000만원을 대출받아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김성이 복지 “보고서 형식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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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이(62)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을 여기저기에 중복게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연고지와 거리가 먼 경기도 가평군과 충북 충주시 등에 자신과 부인 명의로 땅을 갖고 있어 투기의혹도 받고 있다.

22일 국회와 복지부 등에 따르면 새 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는 5개의 논문을 내용과 제목 등 일부를 바꿔 12곳에 중복 게재해 ‘자기표절’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1992년 발표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인 ‘약물남용청소년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는 2년 뒤 한국청소년학회의 ‘청소년 약물 남용 예방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와 내용이 비슷하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연구보고서 성격의 단행본을 이후 학술논문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표절이 아니다.”면서 “일부 에세이식 글의 경우 ‘기존 원고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보내줬다. 청소년·복지 등 문제의식을 넓히기 위한 열정으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국회에 제출된 공직후보자 재산신고 사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연고지와 거리가 먼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 1149㎡의 대지와 건물을, 부인인 김모(62)씨는 충북 충주시의 임야 8848㎡와 텃밭 804㎡, 농가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08-0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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