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43호로 지정된 전남 화순 대곡리 유적 출토 일괄 유물은 청동칼 3점과 8개의 방울이 달린 청동 팔주령 2점, 아령 모양으로 방울 두 개를 마주 단 청동 쌍두령 2점, 청동 새기개와 청동 도끼, 그리고 잔무늬거울(다뉴세문경) 2점으로 이루어졌다.
대곡리 청동 유물은 1971년 12월에 마을 주민이 자기집의 빗물 배수로 공사를 하다 돌무지를 발견하여 수습한 것이다. 유물의 가치를 몰랐던 구씨는 마침 마을을 찾아온 엿장수에게 넘겼고, 이 ‘아름다운 엿장수’는 이를 전남도청에 보고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국립광주박물관이 36년만에 이 유적을 다시 발굴하고 20일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가졌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조사는 무덤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21일 마무리된다.
유적 현장은 버려진 창고와 시멘트 도로가 덮고 있었다. 특히 폐창고는 암반층을 파내고 짓는 바람에 유적 지형을 심하게 훼손시켰다. 그럼에도 풍화한 암반층을 상하 2단으로 파내고 묘광(墓壙)을 조성한 이 무덤의 축조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묘광 바닥에서는 목관을 놓았던 흔적도 관찰됐다. 학계는 대곡리 고분이 기원전 4∼3세기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종 광주박물관장은 “이번 조사에서 대곡리 유적의 구조를 좀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면서 “새로운 유적을 조사하는 것만큼이나 기존에 조사한 유적을 다시 조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2008-02-21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