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위기?

‘무한도전’의 위기?

이은주 기자
입력 2008-01-14 00:00
수정 2008-01-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MBC 리얼 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이 방송을 넘어 대중문화 전방위로 파급효과를 뻗치고 있다. 방송 3년째에 접어든 이 프로그램은 최근에도 평균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달 초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발매된 ‘무한도전’ 달력은 인터넷에서 프리미엄이 얹혀 거래될 정도다. 하지만 프로그램 영향력 확대에 따른 부작용, 특색없는 아류 프로그램 양산 등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미지 확대
무한도전
무한도전


진솔한 캐릭터 발현…시청자와 ‘교감’

‘무한도전’이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형돈, 하하, 정준하가 출연하는 현재의 틀로 자리잡은 것은 2006년 5월부터.‘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에서 독립한 뒤 스튜디오 게임과 인터넷 이미지 투표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교감했고, 멤버들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발현됐다.

특히 설정과 가식을 최악으로 여기는 젊은시청자들에게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고 솔직하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를 안겼다.

최영근 MBC 예능국장은 “무엇보다 PD와 출연자들의 팀워크와 독특한 아이템, 자막 등이 시너지효과를 일으켰다.”면서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이들의 색다른 도전기에 삶의 위안과 용기를 얻은 것도 한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유행에 민감한 CF나 대중적인 홍보를 필요로 하는 영화계에서도 ‘무한도전’을 자주 활용한다.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캐릭터를 살려 CF모델로 나서거나 영화 패러디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 애니메이션 ‘꿀벌대소동’이나 ‘엘라의 모험:해피엔딩의 위기’는 유재석, 정형돈, 하하 등이 목소리 더빙 연기자로 나섰다.

‘라인업´ 등 과열경쟁 불러

방송계에서도 리얼리티를 강조한 오락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모두 집단 MC체제에 정해진 대본 없이 출연자들의 애드리브나 현장성을 강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SBS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이나 KBS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케이블 TV에선 MBC every1의 ‘무한걸스’나 코미디TV의 ‘월드보이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유사프로그램의 등장과 잦은 매체 노출로 인한 멤버들의 이미지 소진은 이 프로그램의 또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슷한 형태로 인해 식상함을 주기 쉽고 과열 경쟁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상의 ‘무한도전’과 ‘라인업’ 팬들간의 상호 비방전이나 ‘라인업’ 제작진이 태안 방제 작업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린 네티즌을 고소한 것은 과열경쟁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무한도전’의 형태가 지금처럼 자사는 물론 타사에서 복제되다 보면 프로그램이 진화하는 시간보다 시청자들이 더 빨리 식상해 질 수 있다.”면서 “출연자들 역시 각종 방송과 매체를 통해 이미지를 소진할 경우 생명력이 단축될 수 있으므로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1-14 2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