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격앙… 일제 맹비난
한나라당은 7일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소식에 일제히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제2의 이인제’,‘악덕 장의사’ ‘대쪽이 아닌 갈대’,‘정상배’,‘기회주의자’,‘대권병에 걸린 사람’ 등의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며 보수 진영의 결집을 유도했다.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날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선언은 어떤 이유로도 역사의 순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이 후보는 이 전 총재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울산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 대장정 울산대회’ 참석에 앞서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를 한참 되돌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은 일제히 이 전 총재의 탈당과 출마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서 ‘이회창 출마 규탄대회’를 방불케 했다.
전여옥 의원은 “이 후보가 42.195㎞의 마라톤에서 40㎞를 넘어 결승점이 눈앞에 있는데 갑자기 단거리 선수가 뛰어들었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나왔다고 하지만 그분은 열린우리당이 그토록 원하는 판 흔들기와 보수우파 분열을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기가 (출마)하겠다는 것은 장가를 두번이나 가고 상처했는데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자기가 대신 장가가겠다는 격”이라면서 “정말 그렇게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도 ‘이 전 총재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 한나라당의 이 전 총재에 대한 대응방안이 정면돌파로 세워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정치도의도 원칙도 아니며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말이 안 된다. 결국은 당에 침을 뱉는 것”이라면서 “이 사회에 동지가 어디 있고 위아래, 선후배, 스승·제자가 어디 있느냐. 앞으로 내가 스승인 이 전 총재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싸워야 하는데 이런 비참한 세상을 만든 게 바로 이 전 총재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 전 총재가 생각하는 것과 이 후보 및 한나라당의 대북관에 다른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것을 문제 삼았다. 모든 게 계획된 수순으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당이 최선을 다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대운하’를 파 앞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독려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으로 정권을 교체해 달라는 국민적 열망을 깨뜨리는 데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역사의 순리가 아니라 거꾸로 돌리는 것이다.2번이나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피땀을 흘린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이 전 총재 비판에 가세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2007-11-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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