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광주공항 국제선 폐지,다시 고려하라/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지방시대] 광주공항 국제선 폐지,다시 고려하라/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입력 2007-11-06 00:00
수정 2007-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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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항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옮긴다고 한다. 광주지역 지자체는 물론 시민단체, 기타 관련 업체들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는 ‘밀어붙이기식’ 인상을 주면서까지 이 문제를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

건교부는 10년 전부터 준비해온 사업이라면서 “진도가 너무 나갔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더니 결국 2008년 6월까지 국제선 이전을 유보하는 선에서 일단 불을 끈 것처럼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주공항에 광주∼무안, 순천∼목포간의 고속도로가 완성되는 기간까지 한시적으로 국제선 비행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매듭을 지으려는 것 같다. 물론 새로 개설되는 국제선은 광주공항에서가 아니라 무안공항에서만 가능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동안 국제선 폐지에 따른 보완책으로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던 건교부는 지자체와 수차례 실랑이를 벌이다가, 궁여지책으로 고속도로 조기 완성, 광주∼무안공항간 통행료 면제 등 몇 가지 지엽적인 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지자체의 맹렬한 항의에 다급해진 건교부는 “공군 비행장도 무안공항으로 이전키로 국방부와 기본적인 협의를 가졌다.”고 발표하면서 광주지역 여론 무마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선 폐지,‘이전 보완책’에 따른 건교부의 발표(11월1일)에 지역 여론은 시큰둥하다. 생계에 쫓긴 시민들은 당장 불만을 토로하는 것 같지 않지만 “혹시 이러다 광주가 더 쭈그러들지 않는가?”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지 않아도 전남도청을 무안으로 옮겨 광주시내 중심에는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인구 140만 광주의 앞날이 걱정스럽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새어나오는 판국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21세기인 지금은 도시와 나라 발전에 ‘하늘길’이 가장 중요한 몫을 하는 이른바 ‘범세계적 에어라인시대’가 아닌가. 현 단계에서 보면 한반도의 남녘 중심 도시인 광주가 ▲5·18 민주성지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첨단산업 거점 ▲남도문화 중심축 ▲호남교육 중심지로서 보다 폭넓게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하늘길’, 특히 국제선의 활성화가 중차대한 시점이다.

이런 점들을 깊이 고뇌하지 않고 ‘광주공항 국제선 폐지, 무안공항으로 이전’만을 최상책으로 삼는다면 과연 후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심사숙고해 봐야 하리라.

그런 다음, 국토의 균형 발전을 꾀하는 작업에 착수해도 늦지 않다는 게 전남 도민, 광주 시민들의 바람일 게다. 필자는 바로 이런 생각과 함께 하늘길 개척이야말로 ‘정치+경제’적 측면만 아니라 ‘문화+경제’적 측면에서 재고해봐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문화가 정치·경제를 리드하는 것이 오늘과 내일의 추세라는 점을 건교부 정책 입안자들도 고려하길 바란다. 거대한 선박 제조 못지않게 한 장의 CD, 한 사람의 영혼이 수천명의 밥그릇을 채워주는 일이 이미 문화 선진국에선 벌어지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광주의 혼,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한 축이기도 한 광주의 하늘을 ‘국제선 폐지’로 막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광주의 하늘은 광주의 자존심이요, 그리하여 더 많은 세계인들이 찾아올 것이라 확신한다.

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2007-11-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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