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靑 “몸통‘몸’자만 나와도 전투…”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靑 “몸통‘몸’자만 나와도 전투…”

박찬구 기자
입력 2007-09-14 00:00
수정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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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 사건’이 청와대를 겨냥한 몸통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13일 한나라당이 “신씨의 몸통은 청와대”,“높은 차원의 권력 실세”라며 압박하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발끈했다. 하지만 청와대로서도 검찰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단할 수 없는 처지여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최고위층의 연루설에 “자체적으로 알아봤는데 사실이 아니더라.”고 잘라 말했다.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의 몸통·윗선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믿었던 도끼’(변양균 전 정책실장)가 발등을 찍다 못해 악성 루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청와대 최고위층과 관련해 ‘몸통’의 ‘몸’자만 언급해도 청와대는 바로 ‘전투모드’에 들어갈 것”이라는 으름장도 들려온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공식으로 선을 그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서 몸통, 윗선, 친인척 비리를 주장한다.”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변 전 실장보다 더 높은 차원의 권력실세가 누구인지 묻고 싶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교묘한 말과 악의적인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비겁한 발언이 계속되면 단호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부인과 항변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지난 11일 변 전 실장의 부인을 관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한 점은 “위로와 인간적 차원”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자연스럽다.

두 사람의 오찬 한 시간 전 노무현 대통령은 긴급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무척 힘들고, 할 말이 없게 됐다.”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노 대통령이 임기말 가장 힘든 시간을 갖던 그 시점에 굳이 변 전 실장의 부인을 다급하게 불러들일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가 이날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노 대통령이 신정아 사건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신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파문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꾸할 가치가 없고 황당하다.” “악의적인 상상”이라고 일축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변 전 실장과 청와대 관계자 사이에 또 다른 연결고리가 드러난다면 청와대로서는 더욱 치명적인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변 전 실장의 ‘거짓말’로 한차례 공황 상태에 빠진 청와대 비서실이 자체 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다는 점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07-09-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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